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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 플랫폼 노리는 글로벌 빅테크들…국내 기업 활로는?

발행날짜: 2026-03-09 05:20:00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마켓플레이스'로 시장 지형 재편
상호 운용성 확보 급선무 "연착륙 및 특화 경쟁력 확보 필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의료 인공지능(AI) 플랫폼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들에게 글로벌 생태계 내 연착륙 및 각국 의료 환경에 특화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의료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플랫폼 '아마존 커넥트 헬스'를 전날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환자 예약 관리, 임상 문서 작성, 본인 인증 등 반복적인 의료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전자의무기록 및 건강정보교환 네트워크와의 연동을 통해 실시간 환자 인증과 데이터 통합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의료 AI 플랫폼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생태계 내 연착륙 및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오는 9~12일(현지 시간) 열리는 라스베가스 의료정보시스템 박람회 HIMSS 2026에서 '드래곤 코파일럿'을 선보일 예정이다. 드래곤 코파일럿은 임상 지능과 업무 맥락을 의료진의 일상 워크플로에 통합해 행정 부담을 줄이고 진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AI 기반 임상 지원 도구다.

구글은 의료용 생성형 AI 모델인 '메드LM'을 고도화해 맞춤형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의무기록, 임상 노트 등의 데이터로 환자 병력을 요약하거나 복잡한 의료 질문에 답을 제공하는 식이다. 특히 답변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 시점을 제시해 의료 현장의 신뢰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의료 소프트웨어 시장이 개별 솔루션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전환됐다는 업계 진단이 나온다. 임상 워크플로우를 선점해 그 위에서 다양한 의료 AI 앱이 구동되도록 하는 소위 '의료용 앱스토어'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국내 의료 AI 기업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플랫폼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술적 상호 운용성과 임상적 유효성 등 독자적 자생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 생태계 내에 연착륙하기 위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면 대결보단 거대 플랫폼 내 마켓플레이스에 진입해 성능을 입증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는 것.

이와 관련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진단 정확도 등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진의 업무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사용자 경험(UI/UX)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핵심 전략으론 상호 운용성 확보를 꼽았다. 현재 국내 솔루션 대다수가 단일 작업에 치중된 반면 실제 의료 현장은 복합적인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에 HL7 등 국제 표준을 철저히 준수해 플랫폼 내 다른 솔루션들과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정 질병에 특화된 세분화 전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종별 전문의 체계가 확립된 의료 현장 특성을 반영, 폐암·유방암 등 특정 질환에 대한 전문성을 극대화한 소규모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 영역에서의 깊이 있는 네트워크 형성은 거대 플랫폼이 제공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료의 보수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의학적 근거 마련도 필수다. 이런 측면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숙련된 의료진을 갖춘 국내 의료 체계는 우리 기업들이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축적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렇게 기업과 병원이 협력해 만들어낸 객관적 연구·논문은 글로벌 플랫폼 내에서 국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

국내 병원의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정책도 국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짚었다. 보안 이슈 등으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도입에 소극적인 국내 병원의 특성상, 병원 내부 시스템에 최적화된 경량화 모델(sLLM)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는 빅테크 플랫폼이 한국 시장에 진입할 때 겪는 한계를 공략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학회는 한국 특유의 의료 리소스와 보상 체계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국가별로 진료 방식과 경제적 구조가 다른 만큼, 한국 의료 현실에 가장 잘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국내 기업의 강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이런 현지화 역량은 향후 해외 시장 진출 시 해당 국가의 의료 환경에 맞춘 전략적 유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이미 10년도 더 전부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의료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움직여 왔다"며 "국내 기업들은 이들이 조성한 마켓플레이스 내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의료진 및 병원과 협력하는 등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 또 보안 이슈 등으로 클라우드 사용이 어려운 국내 병원 환경과 국가별로 다른 의료 체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의료 현실에 특화된 전략을 취한다면 국내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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