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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민간 동맹 꺼낸 이필수 원장의 '필수의료 생존 법칙'

발행날짜: 2026-10-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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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료원장 취임 2년…현장 어려움과 성과는
AI 도입 따른 고용 우려·지역 필수의료 비전 제시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공공의료와 민간 의료기관의 협력이 필수의료 위기의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했다.

정부의 공공병원 AI 전환 기조에 맞춰, 경기도의료원이 의료영상 AI 도입을 산하 병원으로 확대하고 민간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지역완결형 의료 체계 구축에 나섰다.

12일 경기도의료원 이필수 원장은 의료전문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AI 도입 성과와 민간 의료기관과의 협력 방안 등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구축을 위한 비전을 전했다.

경기도의료원 이필수 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AI 도입 성과와 민간 의료기관과의 협력 방안 등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구축을 위한 비전을 전했다.

공공의료 AI 도입…노조 협의 및 민간 지원 확대 필요

최근 정부는 공공의료의 인공지능 전환(A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AI 기본의료 전략'을 통해 2029년까지 전국 72개 책임의료기관을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구축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노후화된 공공병원 전산 시스템을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SaaS)로 전환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정책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의료원 역시 의료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수원·안성·이천병원에서 AI 영상진단보조 실증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산하 6개 병원으로 AI 헬스케어 플랫폼을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의료원은 CT나 흉부 엑스레이 판독, 환자 모니터링 등에 AI를 진단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의료영상에서 이상 소견을 탐지해 의료진의 판독을 지원하고, 환자 상태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쌓은 활용 실적은 2만건 이상으로, 전문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공공병원에서는 판독 부담을 줄이고 진료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필수 원장은 AI가 의료진을 대체할 수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AI는 어디까지나 진단을 지원하는 도구일 뿐 최종적인 의학적 판단은 의사가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방의료원연합회 활동을 통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AX 도입에 따른 고용 문제를 논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노동조합이 AI 도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만큼 의료진의 최종 판단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

다만 이 원장은 이런 AI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이 공공병원에만 묶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용한 진단 보조 수단은 전체 의료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 원장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AI는 진단과 치료의 근본적인 해결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종적인 의학적 판단과 책임은 의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정부 차원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너무 공공에만 치중하지 말고 민간 의료 분야에도 적절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한의사협회와도 협업해 의원급부터 3차 병원까지 AI 진단보조 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고 적절한 수가를 마련한다면 진료에 도움이 되고 의료분쟁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간 협력으로 의사 구인난 돌파…응급실 압색엔 "우려"

이 원장은 의료원의 고질적인 의사 구인난 해결을 위해서도 민간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의료원은 서울·경기·인천광역시의사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민간 의료계의 은퇴 의사나 봉직 희망 의사들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약 90명의 의사를 확보했으며, 올해까지 100명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약 9억 원의 헤드헌팅 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지역사회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민간과의 협력 네트워크도 한층 강화했다. 현재 경기도의료원은 북부권의 의정부성모병원, 일산병원, 고려대병원 및 남부권의 아주대병원, 성빈센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고대안산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과 환자 진료 연계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최근 아주대병원 응급실 압수수색 등 응급의료 현장이 침해받는 상황엔 우려를 표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다른 환자의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의료진도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료가 이뤄지는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는 다른 환자의 진료와 의료진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필수 원장은 민간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진료권 침해 및 공공의료 적자 등 현안 해결 위한 방안을 촉구했다.

이 원장은 "공공과 민간은 절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든지 있다"며 "민간 병원이 부담스러워하는 필수진료는 공공병원이 담당하고 우리가 경쟁력이 부족한 분야는 민간으로 연결하는 등 상호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다른 환자의 진료는 누가 담당할 것인지 우려됐고 의료진도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사의 진료권이 상당히 침해됐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자 줄어도 임금 걱정 여전 "공익적 손실 보상 시급"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 이후 이어진 심각한 재정 적자는 여전히 큰 과제다. 경기도의료원의 보조금을 제외한 적자 규모는 2023년 786억 원에서 2024년 674억 원, 지난해 608억 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의료계 전반의 경영난이 겹치면서 올해 하반기 병상 가동률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매월 산하 직원 2000여 명의 급여일을 앞두고 차입을 고민해야 할 만큼 현장의 재정 압박이 심하다는 것. 감염병 상시 대비, 취약계층 진료 등 필수적인 공익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적자에 대해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합리적인 예산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호소다.

이 원장은 "필수의료 인력과 시설을 상시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진료 수익만으론 감당하기 어렵다. 의료취약지 주민들을 위한 공익적 기능에 따른 부담인 셈"며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진료 분야를 특성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병상 가동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2024년 10월 취임 이후 단 하루도 직원들의 임금 걱정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적어도 종사자들이 임금 체불을 걱정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재정적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방문의료…필수진료 과목 한계 어쩌나

초고령사회 진입에 발맞춰 시행한 '찾아가는경기도돌봄의료센터' 사업이 궤도에 오른 것은 성과다. 경기도의료원의 방문의료 서비스는 2024년 약 5600건에서 지난해 약 9900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만3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남인순 국회부의장 등 정치권과 소통, 방문의료 환자·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 과목 운영은 녹록지 않다. 산하 6개 병원 중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병원은 각각 5곳이지만, 분만이 가능한 곳은 포천병원 단 1곳뿐이다.

의사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으로 24시간 진료와 당직을 감당할 2~3명의 전문의를 배치하는 것은 공공병원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우려다. 지역의사제 등 의무복무 제도에 의존하기보다 ▲의료사고에 따른 법적 부담 완화 ▲365일 진료체계에 맞는 적정 보상 등 스스로 지역에 남고 싶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이 원장은 "산부인과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 명을 배치하는 것조차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할 추가 인력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의사에게 지역에 가라고 요구하기 전에 동료와 당직 부담을 나누고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의료원은 의원급 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 사이에서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네트워크의 조정자 역할을 해 나가려고 한다"며 "도민들에게는 필요할 때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 의료진에게는 환자를 위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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