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26일 주사제 처방률이 낮은 의료기관을 공개한 것과 관련, 명단 포함 여부에 관계없이 내원환자 증감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의료계는 이같은 처방률 공개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와 환자간 불신만 증폭시킬 것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심평원이 처방률을 공개한지 하루가 지난 27일 대다수 의료기관들은 환자로부터 주사제 처방에 대한 문의가 전무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사제 처방률 하위 25%에 오른 서울의 L내과의원 원장은 “명단에 포함된 지도 몰랐고, 환자들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주사제 처방이 낮은 의료기관에 포함된 것에 대해 소감을 묻자 “기분이 좋겠느냐”고 되물으면서 “전문가집단인데 뺨 때리는 식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는 “분명 주사제나 항생제, 스테로이드를 과다처방 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자율적이고 자연스럽게 유도해야지 이렇게 하면 의사와 환자 관계에서 볼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비판했다.
처방 하위 명단에 든 수원의 한 소아과원장 역시 “주사제를 가급적 자제하지만 삭감도 많이 당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주사제를 많이 쓰는 것은 의사 책임도 있지만 환자들의 요구가 많고, 지역적, 환자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주사제를 적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진료비 삭감을 우려해 아예 급여청구를 하지 않은 결과 처방률 하위 그룹에 들었다며 의료기관도 있다.
서울의 한 원장은 “재활이나 관절 치료를 받는 노인환자들은 병원에 오면 주사라도 한대 맞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심평원에서 삭감하기 때문에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면서 “우리 병원은 청구를 안해서 하위그룹에 포함됐다”며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실제 이 원장과 같은 전문과목을 표방한 5개 동네의원 중 4곳이 처방 하위 명단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명단이 발표됐지만 환자들은 전혀 관심이 없고, 처방률이 낮게 나왔다고 기분 좋을 일도 없는데 복지부와 심평원, 언론만 호들갑을 떨고 있다”면서 “조급증 환자처럼 굴지 말고 자연스럽게 주사제 처방을 줄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양심적 진료를 하면서도 삭감 당할까봐 청구를 못하는 게 부끄러울 뿐이다”고 덧붙였다.
주사제 처방 하위 25%에 명단이 오르지 못한 의료기관들의 불만은 말할 것도 없다.
노원구의 한 내과의원 원장은 “주사제 처방률 발표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대구의 안과의원 원장은 “노인환자들은 기어코 주사를 맞으려고 하지만 직장인들은 그렇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주사제 문제는 해결 된다”며 “정부가 왜 이런 무의미한 일을 벌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 원장은 “주사를 놓으면 수기료가 800원 가량 나오는데 이거 받으려고 일부러 처방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주위 동료들도 처방률 발표에 대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주사제를 함부로 사용하는 의사도 있지만 국민들의 정서나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통계를 발표하는 것은 초등학생이 시험문제 한두개 덜 틀렸다고 훌륭하다고 하는 것과 같다”면서 “나부터라도 처방을 줄일 생각이 전혀 없다”며 불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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