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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으로 날아간 백의의 천사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6-05-16 11:05:32

한밭야구장 의료지원팀-을지의대병원 김영수 간호사

한밭야구장 의료지원을 나온 을지의대의 김영수 간호사와 서재원씨
12일 한밭야구장 한화 대 롯데의 경기가 한참 진행 중이다.

관중석에서 힘찬응원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을 때 야구장 한쪽 구석에서는 야구 공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공이 파울이 되서 관중석으로 떨어질라 치면 공 잡는 사람이 혹시나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며 마음을 졸이는 사람.

그 주인공은 한밭야구장 의료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을지의대 김영수 간호사(26).

김 간호사는 을지의대 내과중환자실 소속. 하지만, 12일 한화의 홈경기에 의료지원팀으로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현재, 을지의대는 한화 홈경기에 의료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수 간호사가 야구장을 찾은 것은 오늘이 두번째.
내과중환자실과 응급실 담당간호사 중 근무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홈 경기 의료지원을 나오기 때문에 자주 나오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김 간호사는 야구가 진행되는 동안 공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특히, 파울이 나기라도 하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을 끝까지 보며 관중들의 상태를 살핀다.

"지난 4월 처음 야구장 의료지원을 나왔을 때 처음 맞은 환자가 파울공을 잡다 놓친 관중이었어요. 파울공에 손을 맞아 염좌가 생겨 간단한 치료를 해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파울이 나면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서서 공받는 사람들이 괜찮은가 살피게 되요"

김 간호사가 처음 야구장 지원근무를 배정받았을 때 마냥 좋기만 했다.
사방이 막힌 병원 중환자실 보다는 젊음과 패기가 넘치는 야구장에서 그 동안 TV를 통해서만 만나 볼 수 있었던 야구선수들도 만날 수 있고 야구경기도 공짜로 보니 어찌 좋지 않을 수 있는가.하지만, 그러한 생각도 잠시 자신의 대한 책임에 마음이 무겁기까지 하다.

"솔직히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이렇게 야구장 나오면 좋잖아요. 남들은 야구장에서 야구 보며 놀면서 시간 보내서 좋겠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긴급상황에 대해 저 혼자 모든 일을 책임 져야 하잖아요. 병원에서야 의사선생님들과 선배 간호사 분들이 많기 때문에 편하게 일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그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병원에서 일할 때 보다 심적으로는 더 큰 부담이 되요"

지난 2000년 4월 18일 야구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쓰려져 6년이 넘는 시간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임수혁선수에 관한 사건을 아는지 물어 봤다.

"제가 야구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임수혁 선수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어요. 지난달 처음 야구장 나올 때 선배언니가 그 사건에 대해 얘기 해 줬는데 그 얘기기 듣기 전까지는 야구장에 놀러오는 기분이었는데 그 얘기에 무척 부담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병원차 타고 야구장에 올 때는 차에 있는 장비들 한번 더 점검하고 한밭야구장에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 달라고 항상 기도 드려요"

12일 한밭야구장에 지원된 을지의대 의료팀은 김영수 간호사와 응급차를 운전하는 서재원씨(38) 두 사람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항시 대기하고 있는 응급차에는 산소호흡기와 이동식 산소호흡기, 흡인장치, 각종 부목과 스트레쳐카와 각종 응급처치기구를 구비하고 있다.

의료지원팀은 경기 시작 전 30분 전부터 경기가 끝날 때 까지 야구장에 상주하며 만일 있을지 모르는 환자발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제 겨우 두번 야구경기장 의료지원팀에 참여한 김 간호사지만 벌써 야구장의 위험요인들을 전부 파악한 듯하다.

"경기를 보다보면 관중들이 너무 안전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공이 파울이 되거나 홈런이 되면 공 잡으려고 정신없이 달려가요. 그러다 보면 넘어지거나 공에 맞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거든요. 특히,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는 공을 쫓다가 모서리 같은 곳에 잘 찍히기도 하잖아요. 또, 관중석 난간에 매달리는 분들이 가끔 있어요. 보기에도 아찔하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야구장에 왔으면 정말 기분 좋게 야구를 즐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돌아가면 좋겠어요"

이제 26살의 젊은 간호사.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 야구를 좋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젊은 아가씨. 다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놀러 다니고 싶고 야구장에서 신나게 응원도 하고 싶은 때다. 같은 또래의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아 응원하는 모습이 왜 부럽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오늘도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과 선수들의 부상을 염려하며 야구장을 지키고 있다.


디트Medi 우종윤 기자 man-pa@hanmail.net /메디칼타임즈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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