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흔들리는 의전원, 정착을 위한 과제
다방면의 의학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의학전문대학원제도가 시행 3년을 맞았다. 현재 41개 의대 중 27개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의사를 밝힘에 따라 새로운 의학교육제도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하지만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인해 기초의학 붕괴 우려 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지금까지의 변화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의학전문대학원이 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졸업생 대부분 개원 희망, 설립 목적 무색
(중) 교육은 뒷전, 신입생 모집에만 혈안
(하) 제도 정착과 안정을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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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및 지원자들 대부분이 졸업후 개원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방면의 의학자를 배출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의학전문대학원제도의 설립 의도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원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요구와 줄어든 교과과정에 의한 임상술기 위주의 수업방식이 기초의학 교육의 부실로 이어지면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의학연구자를 양성하겠다던 교육부의 의도는 먼나라 이야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전원생 72% 개원 희망..."안정적 수입과 지위 목적"
국내 여론조사기관인 W사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과 수험생 5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에 해당하는 423명이 졸업후 개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과학자로 진로를 정한 학생은 84명으로 14.3%에 불과했으며 순수학문에 종사하고 싶다고 응답한 학생은 단 11명에 그쳐 의학전문대학원의 취지에 맞는 학생들은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시 가장 고려한 점으로 응답자의 45%인 266명이 '학교 인지도'를 선택해 향후 수련을 위한 병원시설이나 교수진과 압도적인 표차를 보였다.
입시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는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의학전문대학원 입시기관인 P학원 입시담당자는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은 안정적인 수입과 지위에 이끌려 의사라는 직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원자 중 대부분이 이과대학 혹은 공과대학 출신들인데 순수 기초학문을 연구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자신의 전공을 계속해서 이수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학교 인지도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향후 개원시 출신학교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전원, 개원의 배출기관 전락..."설립취지 무색"
이렇듯 의학전문대학원이 개원의를 배출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개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성향에 술기 교육에 치우친 교육과정이 더해져 기초의학자 육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기초의학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의대의 경우 평균수업의 90%이상이 임상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중 졸업후 임상의가 아닌 기초의학자의 길을 걷겠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의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학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는 서울의대 전용선 교수는 "기초의학이 죽는 1차원적인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학전문대학원이 기술자 양성소가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며 "6년의 교육과정이 4년으로 축소되면서 교과과정 축소가 불가피하겠지만 현재 의학전문대학원 교과과정은 학문은 무시한 채 기술만을 강조하는 파행적인 형태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다방면의 의학자를 양성한다는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설립목적은 온데간데 없고 '기술'만을 가르치는 학원의 형태로 전락하고 있다"며 "의학전문대학원제도 도입 이전부터 이러한 문제들을 꾸준히 제기했음에도 막무가내식 도입으로 결국 우려했던 문제들이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제의 가장 큰 문제는 개원을 목적으로 들어온 학생이나 의학자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동일한 교육을 실시하는 획일적인 교육방식에 있다"며 "지금이라도 본래의 취지를 살려 학문의 중요성과 기초의학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학자 양성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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