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2003년 한 해 동안 보건의료계에 가장 많은 논란과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을 꼽으라면 그 누구도 주저 없이 포괄수가제(DRG:Diagnosis Related Group)의 전면시행 시도와 철회를 꼽을 것이다.
포괄수가제의 정확한 명칭은 ‘질병군별 포괄수가제’로서 간단히 말해 질병군별로 미리 정해진 일정 금액의 진료비를 지불하게 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미 1997년부터 시범사업이 진행돼 오던 DRG는 2002년부터 본격적인 선택 시행에 들어갔고, 올해 2월 보건복지부가 마침내 모든 의료기관의 당연적용방침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하면서 전면시행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초 7월로 예정됐던 전면 시행 방침은 11월로 한 차례 늦춰졌고 복지부가 질식분만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몇 가지 제도 개선안을 내놨으나, '의료의 질 저하'를 명분으로 내세운 의료계의 반대는 갈수록 거세졌다.
정부는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시범사업 결과를 공개하고 공청회를 두 차례나 마련하는 등 마지막까지 포괄수가제 강행을 위한 안간힘을 기울였지만, 결국 김 장관은 의협과 대학병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9월 22일 국정감사장에서 전면시행 유보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병원협회가 DRG 당연적용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비쳐 법정단체화라는 카드와 맞교환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복지부의 전면시행 유보 결정은 한편으론 김 장관에 대한 의료계의 우호적 여론을 이끌어 내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이는 곧바로 김화중 장관이 시민단체들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급기야는 김화중 장관에 대한 시민단체의 퇴진운동과 각종 부정적 평가 결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DRG가 언제까지나 선택 적용으로 머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포괄수가제가 현 정부의 장기적 마스터플랜 속에 들어있는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DRG 전면 시행에 대한 논의는 다시 제기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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