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병·의원
  • 대학병원

"평생 가야할 길···이것저것 따지기 싫었어요"

발행날짜: 2008-01-05 07:43:40

고대의료원 김지원 전공의 "산모들의 웃음이 보상이죠"

|신년기획|새 희망을 만드는 의사들④

2007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고 새 해가 밝았다. 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해보다 새해에 거는 기대가 높다. 소외된 이들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의사들, 비록 비인기과 의사지만 전공을 포기하지 않고 한 길을 가는 사람들, 이들은 어떤 꿈과 희망을 안고 무자년 새해를 열어가는지 집중 취재했다.[편집자 주]
"산부인과가 좋아서 지원했고 지금도 너무너무 좋아요. 경제적 보상, 삶의 질 그런것들을 생각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한걸요"

당직때문에 일주일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며 한사코 사진찍는 것을 피하던 고대의료원 산부인과 김지원 전공의. 하지만 그녀의 다부진 눈빛에서는 결코 피곤한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산모들이 건강하게 출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이 맛에 의사하는 것 아닐까요?"

이젠 누구나가 인정하는 기피 전공과목 '산부인과'. 앞으로 산부인과 전문의라는 명함을 달고 살아갈 그녀였기에 산부인과 기피현상에 대한 질문이 꺼내놓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도 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자신이 원했던 길이었고 지금도 너무나 행복한 일이어서 산부인과 전공의로서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였기에 전공과목을 선택할때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단다. 삶의 질이 다소 나아질지 몰라도 그 이유 때문에 평생해야할 일을 선택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산부인과를 택할때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나라고 왜 조금 더 편하고 안락한 삶을 꿈꾸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하지만 평생을 걸어야 하는 길인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지금와서 생각해도 그 결정은 탁월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선택한 길에서 걸어온지 3년. 그녀는 이제 의국을 대표하는 'chief'의 위치에 올라섰다. 그에게 그 위치는 어떤 의미일까.

"chief를 달고 나니 또 새로운 세상이 보였어요. 교수님 바로 옆에서 수술도 볼 수 있고 환자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 역시 산부인과를 하길 잘한것 같아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게 해줬으면"

계속해서 행복을 말하는 그녀가 얄미워서 였을까. 일부러 민감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보았다. 분만을 할 수록 적자라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의료사고 때문에 고생하는 선배들이 많다는 등등.

하지만 산부인과 예찬론자인 그녀에게 그런 질문들은 우문에 불과했다. 오히려 모든 의사들이 돈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김지원 전공의는 "모든 의사들이 꼭 돈을 벌려고 의업을 택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인데 돈을 못번다는 이유로 그 일을 외면해서야 되겠냐"고 꼬집었다.

하지만 그도 분명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적어도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후회를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못한 선배들이 일반의로 개원하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라며 "분명 분만을 할수록 적자가 커져가는 현재의 수가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부인과 전문의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많은 의사들이 일반의로 돌아서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며 "정부가 그만큼의 노력은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이 소신껏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의국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어서일까. 올해 가장 좋았던 일 꼽으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후배를 맞이한 것이라는 예상 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더욱이 산부인과에 애착을 가진 후배들인 것 같다며 마냥 좋아한다.

"예전에 제가 산부인과에 지원할때만해도 2:1. 3:1의 경쟁률은 보였거든요. 왜 이렇게 산부인과를 기피하나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한결 같아요. 삶의 질이 떨어진대요"

그래서였을까. 그는 산부인과가 좋다며 자신의 뒤를 걸어오는 후배들이 수련생활동안 보람을 찾게 해주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는 "물론 일부 전공과목보다는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전공과목이기에 후배들이 그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런 의지를 가지고 있는 그도 가끔씩은 답답할 때가 있다. 원하는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의사라는 길에 발을 들여놓은 후배들이 적어도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목을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것은 의료계, 정부 모두가 노력해가야 할 문제겠죠. 같은 의사로서 위험은 많은데 보상은 적은 전공과목과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보상은 많은 과목을 선택하라면 그것을 선택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