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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절감하려면 진료비 민원 넣어라?

안창욱
발행날짜: 2008-01-24 12:10:37

공중파, 부당진료비 집중조명…병원계, 불신 증폭 속앓이

공중파 방송들이 잇따라 병원의 부당진료비 문제를 집중 조명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이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SBS ‘출발 모닝와이어’가 23일 ‘가정 경제발전 프로젝트 Money!뭐니?’ 편을 통해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시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병원비도 절감하자’는 제목으로 “그저 병원에서 요구하는 금액이 맞겠거니 생각할 수밖에 없고, 병원 진료비에 대해서만은 똑똑할 수 없었던 가정경제지만 이제 돌려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상반기 부당청구된 병원 진료비 환불액이 86억원에 달하고, 민원인 4명 중 1명이 돌려받았다며 심평원과 공단, 시민단체 연락처와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줬다.

그러자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24일 “진료비가 맞게 나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환자들의 권리지만 마치 민원을 넣으면 진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어 병원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식의 방송 멘트는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킬 수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MBC 역시 지난해 12월 ‘불만제로’에서 병원의 임의비급여 문제를 방영한데 이어 조만간 ‘뉴스후’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다.

‘뉴스후’는 이미 최근 방송에서 병원이 환자에게 고가진료비를 부당 청구한 사례를 제보 받는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또한 심평원에도 임의비급여의 문제점과 부당청구 진료비 현황 등에 대한 취재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불만제로’가 진료비 부당청구편을 방송한 후 20여일 사이에 무려 5000여건의 진료비 확인 민원이 심평원에 접수됐다는 점에서 후속 방송이 나갈 경우 의료기관들은 또한번 홍역을 치룰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이미 임의비급여가 제도적 미비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급여기준을 개선하고, 일부 치료재료를 급여로 전환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제도적 모순에 대해서는 입을 닫은 채 앞뒤 다 자르고 병원의 불법행위만 지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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