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일반대학원이 부실화된 원인은 대학과 교수 입장에서 볼 때 비전일제 학생에 대한 비교육적 매력 때문이다”

기초 의과학자를 양성하고, 일반대학원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비전일제 학생 중심의 운영에서 탈피해 전일제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의대 왕규창 전학장은 2일 기초의과학연구센터협의회(MRC)가 마련한 ‘기초의과학자 육성방안’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왕 전학장은 “의대 일반대학원은 우수 이공계 출신 학생들이 기피하고, 의사들 역시 전일제 방식을 피하면서 평판 저하, 우수학생 감소, 업적 감소, 연구비 감소 등의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대 일반대학원들이 전공의 과정과 병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개업할 때 박사학위 취득 사실을 홍보용으로 이용하거나 임상교수 임용 및 승진시 박사학위를 요구하면서 학위 취득의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왕 전학장은 “의대 대학원과 교수 입장에서 볼 때 비전일제 방식으로 공부하는 의사들은 비교육적인 측면에서 볼 때 매력적”이라고 꼬집었다.

비전일제 대학원생들은 고액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고, 장학금을 줘야 하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우며, 학위 취득후 진료를 책임질 필요가 없으며, 전공의-전임의 제도와 연계됨에 따라 순종적 고급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왕 전학장은 이처럼 의대 일반대학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면서 비교적 건강한 기초 대학원들까지 연구비 확보의 부진, 우수학생 기피, 경쟁력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왕규창 전학장은 “기초 의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수 트랙을 다변화해 평생 기초의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길을 열어주고, 기초의학 전공자들이 전공의로 지원할 때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부 진료과에서 일정 비율 교수 정원을 기초 훈련 경험자로 배정하고, 대학원 과정이 길다고 생각하는 의사 전일제 학생들을 위한 대안과 기초(연구) 전임의제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왕규창 전학장은 명품 학술대학원을 통해 기초 의과학자를 양성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전일제 학생 위주로 대학원을 운영하고, 학위의 상업적 동기를 무력화, 의학계 전일제 학생에 대한 지원,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별도 지원, 기초 의과학 육성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의학교육계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