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건강보험관리공단 경인지역본부가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서 만성질환 주치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해당 의료기관 및 의료계에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광명시로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고혈압, 당뇨 등 기본적인 만성질환 관리에서 향후 암 환자까지 주치의제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해당 지역 의료기관들은 이번 시범사업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향후 이번 사업이 확대될 지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설수 시달리는 '주치의 시범사업'
경기도가 이처럼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왜 이에 대해 회의적일까.
이유는 막상 이를 추진할 만한 예산이 충분치 않고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서 무리한 홍보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시범사업은 공단 경인지역본부의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향후 연속성을 유지하기에는 예산상 무리가 따른다.
더 큰 문제는 시범사업에 대한 홍보를 맡은 공단 경인지역본부는 노인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달에 4500원씩 지원해주고 4회 이상 방문시 체중계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홍보문을 배포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개원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단이 나서 특정 의료기관에 환자를 몰아준 셈이 된 것이다.
수원시의사회 최진상 회장은 "시범사업 지정 의료기관 인근의 개원한 회원들의 민원이 상당했다"며 "실제로 해당 의료기관에는 환자가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항의가 잇따랐다"고 말했다.
막상 시범사업 실시 의료기관 측도 곤란한 입장을 호소했다.
해당 의료기관 한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시작해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신규환자 증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며 "기존 환자들이 시범사업 대상이 될 뿐, 막상 행정적인 업무만 늘어났다"고 털어놨다.
한편, 경기도청과 공단 경인지역본부는 의료급여 환자 이외에도 차상위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혜택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말부터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을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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