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요양병원의 일부 환자들이 요양시설로 옮겨가고 있는데다 요양병원들이 환자 유치를 위해 본인부담 덤핑경쟁까지 서슴지 앉자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인건비 상승 경향이 간호사에서 물리치료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그야말로 3중고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대한공립치매요양병원협의회(회장 염진호)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의 A요양병원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노인 입원환자들의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주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요즘에서 요양시설까지 가격할인경쟁에 가세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대부분의 환자 보호자들은 여러 병원의 시설과 비용을 비교한 후 입원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한 푼이라고 비싸면 환자들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환자 본인부담금을 낮춰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인하하는 것 자체가 불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료비를 내리면 수입이 줄어 경영을 하기 어려운 지경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전체 입원환자 가운데 5~10%, 많게는 20%까지 요양시설로 옮겨가고 있어 요양병원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B요양병원 원장은 “장기요양 판정을 받은 노인들이 요양시설로 전원하는 이유는 요양병원에 있으면 간병비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여기에다 요양병원들까지 진료비를 인하해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간호사에 이어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등의 인건비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요양병원들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C요양병원 원장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 수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려다보니 간호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의 몸값이 뛰고 있다”면서 “수입은 늘지 않고 있는데 인건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요양시설로 빠져나간 일부 노인환자들이 다시 요양병원으로 되돌아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B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요양시설로 전원하면 가장 큰 문제가 의료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시설로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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