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사유로 입원환자에게 원외처방전을 발부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가 과징금을 부과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서울의 A재활의학과의원이 입원환자에게 원외처방전을 발부했다며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을 최근 통보했다.
이번 처분은 지난 9월 복지부가 전문재활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실사에서 촉발됐다.
A의원은 거동이 불편한 만성재활환자를 전문 입원치료하는 곳으로 29병상을 운영 중이다.
실사 당시 실사팀은 입원환자 원외처방 사실을 지적하면서 “의약분업 원칙에 위배되지만 큰 문제는 아닐 것 같다”며 A의원 원장에게 확인서에 서명해 줄 것을 요청해 받아갔다.
이후 복지부는 11월말 입원환자에게 원외처방전을 발급한 것에 대해 과징금 560만원 또는 6일간 업무정지를 고지하는 사전처분통지서를 보내왔다.
이와 관련 A의원 원장은 메디칼타임즈와 전화통화에서 “병실을 운영하고 있는 상당수 의원에서 통상적으로 원외처방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입원환자 원외처방전 발부가 문제된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허탈감을 표했다.
그는 지난 5일 행정처분의 부당성을 담은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하고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모 원장은 의견서에서 “입원환자들이 많이 복용하는 의약품을 원내에 구비해 원내처방을 원칙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주 처방되지 않아 구비가 어려운 항생제, 항정신병약, 심장병약 등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원외처방전을 발부해왔다”며 불가피성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만일 원외처방이 안된다면 타 병원으로 외진을 가서 처방받아야 하나 입원환자 대부분이 보행이 어려운 뇌병변환자”라며 “타 병원 내원도 쉬운 일이 아니고 의약품 비용 뿐 아니라 진료비가 추가로 발생해 보험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원외처방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이지만 원내에서 대체처방 할 수 없는 경우에 시행했다”면서 “처분를 피하기 위해 입원환자 상태를 무시하고 원내처방만 고집해 처방을 지연하거나 미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입원환자의 원외처방은 현행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기준에관한규칙’ 제5조 1항에 ‘요양기관은 요양급여에 필요한 약제·치료재료를 직접 구입하여 가입자 등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원내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심평원 “불가피한 경우 고려, 의무화 아니다”
그러나 메디칼타임즈가 심평원에 행정해석을 의뢰한 결과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불가피하게 원외 처방하는 경우에는 이를 청구명세서 상에 명기하여 심사시 이를 고려해 심사·조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예외적인 입원환자 원외처방이 허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심평원 심사관리부 관계자는 “입원환자 원외처방의 심사의 원칙은 처방의 불가피성에 있다”면서 “의사가 동의서에 서명했다면 불가피한 경우라기보다 통상적인 처방임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조항이 애매해 심평원은 되도록 이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있다”며 “환수금액이 많다면 약제비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여 청구금액과 처방전 모두가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전체 입원환자의 대다수를 원외처방을 했다면 이미 심평원 심사에서 문제가 됐을 것”이라면서 “유권해석에선 처방의 불가피성을 고려한다고 하지만 면밀히 해석하면 의무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습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문제가 된다고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모 원장은 “원외처방은 분명히 했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동의서 서명과 더불어 불가피한 경우에 대한 사유서를 실사직원에게 적어 줬다”면서 “한 달 10건에 불과한 원외처방에 56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조제료와 관리료 및 약제비까지 모두 포함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입원환자 원외처방을 통해 의료기관이 취하는 이득이 있다면 과징금을 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환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했을 뿐”이라고 전하고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복지부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려봐야겠지만 만일의 경우 법적인 대응책도 고려하고 있다”며 소신진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문제에 대한 복지부의 해석에 따라 병실을 보유한 상당수 의원급에서 시행되고 있는 원외처방전 발급 여부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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