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은 29일 2003년 한국 의료복지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를 발표했다.
공단이 발표한 ‘OECD Health Data 2003’에 따르면 2003년 한국 의료복지의 현주소는 ▲ 국가 부담 최소 민간부담 최대 ▲ 고비용 저효율 관리 구조 ▲ 저부담 저급여 건강보험 ▲ 최다 본인부담과 비급여 항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 의료에 대한 공공지출이 미국(44.2%)에 이어 44.4%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국가 자체의 재정 지출이 OECD 국가 중 적은 순위 2위이다.
이것을 뒤집어서 말한다면 상대적으로 한국(55.6%)은 미국(55.8%) 다음으로 민간에 의한 부담이 많아 북유럽 국가들이 평균 80%를 상회하는 것에 거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대해 OECD 국가 중 보험료율이 3.94%로 제일 낮아 민간 부담 위주의 건강보험재정이면서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재정조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총 의료비 관리운영비 비율은 OECD 30개 국가 중 네번째로 높아 고비용 저효율 관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본인부담율은 41.3%로 멕시코의 5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저부담’이면서도 ‘저급여’인 건강보험구조를 보인다.
건강보험에서 본인부담이 높고 보험에서 제외되는 비급여 항목이 많은 것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당연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불신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될 것이고 의사의 입장에서는 저수가로 인한 손실을 비급여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는 ‘당근’이 될 수 있다.
의료계는 그동안 진료실에서 ‘당근’의 달콤함에 매료되어 의료왜곡과 의료붕괴를 알면서 침묵한 부작위에 의한 방조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내가 보험료를 적게 내서 적게 혜택을 받는다면 많이 내면 많이 받는다는 보장이 있느냐’, ‘혜택을 많이 받고 의료서비스가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으면 보험료 인상은 반대!’라고 하는 어찌보면 닭과 계란의 소모적인 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상적인 국가가 출현하여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복지정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해도 수혜자부담원칙상 많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부담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복지정책은 본질상 정치적 상황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아 정부도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복지부를 정치적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독립기구로 만들라는 의료계의 주장은 이상적이지만 일면 타당하기도 하다.
‘저수가’, 수가는 고도의 의학전문지식 치료행위에 대한 보상이다. 의료계는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수가를 올려달라고 말을 못 한다.
보험료를 올린다고 하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그 돈이 모두 의사들 호주머니로 들어간다고 생각할 것 같아 의료계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가 2000년 7월 의사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최대의 실정은 예산 추계를 잘못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그 대통령이 두번씩이나 국민과 의료계에 머리 숙여 사과하게 한 사실이 아니다.
의약분업 시행 과정 중 최대의 실정은 의사를 ‘보험재정 곡간’을 축내는 도둑 사기꾼으로 몰아 국민과 의사의 신뢰관계를 붕괴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저수가-저부담-저급여 정책으로 우리나라 의료를 왜곡해 왔던 당사자인 국가가 책임을 지고 나서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저수가-저부담-저급여’의 악순환 고리는 이제 끊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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