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김화중 장관이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포괄수가제가 의료의 질을 떨어트려 오히려 국민들에게 손해가 돌아갈 것이란 의원들의 추궁이 집중되자 "현행 선택적용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답변했다.
오전 업무보고에서 "11월부터 7개 질병군에 대한 건강보험 포괄수가제를 당연 적용하겠다"던 말이 하루도 안돼 '철회'로 뒤바뀐 것이다.
김 장관 발언 이후 포괄수가제 시행을 둘러싸고 지난 몇 달간 계속되던 치열한 의-정 갈등은 의협의 완승으로 끝을 맺을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가 승리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내달 1일 열리는 건강정책심의위원회라는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도 건정심이 포괄수가제 최종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날 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복지부로서도 94년 제도논의가 시작된 이후 97년부터 5년간 시범사업을 벌이는 등 요양기관 당연적용을 위해 10년을 준비해온 정책을 장관 말 한마디에 갑자기 철회할 수는 없는 궁색한 입장이다.
철회할 때 하더라도 모양을 갖추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건강세상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대표들 장관의 발언 내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돌발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장관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복지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의료계 안팎에서는 장관의 철회 발언에 대해 정치적인 것이냐, 정책적인 것이냐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등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진위가 명확치 않은 것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의료계는 이날 건정심 결과가 자칫 장관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면 안된다.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을 포기하겠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를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의협의 과제다. DRG 당연적용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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