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초 개원한 세브란스병원 새병원 20층에 위치한 ‘특VIP’의 1일 병실료가 170만원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병실료는 6인실에 비하면 179배나 많고, 방이 3개에 PDP TV와 회의실, 회의용 스크린 등이 갖춰져 있어 웬만한 특급호텔보다 낫다.
병원은 동남아 부유층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소위 글로벌 세브란스 전략으로 특VIP실을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2003년 10월경 강남 건강검진센터를 개원하면서 200만원을 상회하는 검진 상품을 내놓았다. 특급호텔 숙박과 호텔에서 센터까지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 코디네이터까지 배치했다.
두 병원 모두 따지고 보면 부자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은 여론의 비난을 피해간 반면 서울대병원은 당시 언론으로부터 “국립대병원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호된 매를 맞았다.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이 거론될 때마다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는 늘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의료는 그 자체가 공공재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동일 수가가 적용되고 상황에서는 운영 주체가 민간이냐 공공기관이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의 고급화 전략을 바라보는 잣대는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국립대병원들이 공공성이 취약하다고 비판하면서도 독립채산제를 그대로 둘 것인지, 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이들 국립대병원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욕을 먹으면서도 살 궁리를 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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