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200만원에 달하는 VIP병실을 오픈한데 이어 내달 개원을 앞둔 서울성모병원도 하루 사용료가 400만원에 달하는 특급병실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형병원들의 VIP마케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부 고위 관료 및 그룹사 CEO 등 최고위층 VIP들을 위해 대형병원들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특급병실은 과도한 경쟁의 산물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점차 대형화, 고급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3월 개원하는 서울성모병원의 VIP병실
13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다음달 개원을 앞두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은 21층에 80평이 넘는 279㎡ 규모의 VIP병실을 설립중이다.
현재 논의중인 병실 사용료만 해도 하루에 400만원 선. 지금까지 최고가 병실로 이름을 날렸던 세브란스병원 VIP병실 사용료인 180만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아직 내부시설이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내부 시설 또한 초호화판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트윈침대가 마련된 가족휴게실은 물론, 20여명이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회의실과 10명을 수용가능한 응접실이 마련되며 PDP와 고급 음향시설도 구비된다는 것이 의료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실 대형병원들의 VIP병실 경쟁은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빅5병원 모두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VIP병실을 운영중에 있으며 병원을 신축할때마다 경쟁병원에 비해 크게 규모를 늘리며 자존심싸움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세브란스병원의 VIP실이 가장 최고가의 병실로 꼽혀왔다. 신관 20층에 마련된 VIP병실은 입원실을 비롯, 가족실 등 방 2개와 회의실, 거실로 구성돼 있으며 각 방마다 PDP와 음향시설이 마련돼 있다.
최근 오픈한 세브란스병원 VIP병실
또한 회의용 스크린과 안마의자를 비롯, 모든 조향 및 전자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전자동 리모컨 시스템도 구비돼 있다.
이러한 병원측의 노력으로 이 병실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굵직한 VIP들이 다녀가며 유명세를 탔었다.
이외 타 대형병원들도 특성에 맞춘 VIP병실을 운영중이다. 서울대병원은 12층에 13평에서 25평에 달하는 VIP병실을 운영중에 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18층에 20평대의 VIP병실을 운영중이고, 삼성서울병원도 20층에 총 30개에 달하는 특실이 마련돼 있다.
서울대병원 VIP병실은 정부관료나 정당인들이 많이 이용해 왔으며 삼성서울병원 VIP실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등 기업 CEO들이 자주 찾고 있다.
이렇듯 대형병원들이 VIP병실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들 병원들은 '신뢰와 권위 마케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S병원 관계자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대형병원간 시설과 의료진의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다"며 "결국 일반 환자들은 병원의 이미지나 신뢰성을 보고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등 고위관료나 국내 굴지의 기업 CEO가 병원에 방문하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 그 병원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효과를 위해 각 병원들은 VIP유치에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VIP병실의 수익성은 어떨까. 대다수 병원들은 VIP병실의 경우 수익성을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특급호텔의 스위트룸이 호텔의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병원도 마찬가지로 보는 것이 맞다"고 돌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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