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필름 간촬기와 500㎜필름 직촬기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 흉부방사선 70㎜필름 간촬기 사용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건강검진실시기준이 마련된 이후, 100㎜ 간촬기의 중고물량이 바닥을 드러내 장비를 구하지 못한 병원들이 난처한 상황에 봉착했다.
30일 중고의료기기 업계와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중고 100㎜ 간촬기에 대한 의료기관들의 수요가 폭증함으로서 국내 물량이 모두 소진돼 이제는 돈을 주고도 장비를 구입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은 지난 3월 23일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내의 흉부방사선 70㎜간접촬영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건강검진실시기준 개정안을 확정 고시한 때와 맞물려 일어났다.
중고의료기기 매매업체 메디칼데포(www.medicaldepot.co.kr)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로 병원들의 중고 100㎜간촬기에 대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 장비가 동이 나서 구해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수입업체들을 통해 일본 등의 해외물량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식약청 검사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들여올 수 있는 물량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수요를 채우기에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70㎜장비를 사용하던 병원들이 대부분 중소병원이라는 점에서 4,800만원대를 웃도는 새 장비를 구입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면 장기적으로는 복지부가 필름사이즈에 관계없이 간촬기를 모두 직촬기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지금 와서 새 간촬기를 들여놓는 것은 무모한 투자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비용이 부담되더라도 필름현상 없이 디지털 영상으로 판독하는 DDR(Direct Digital Radiography)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수가면에서도 유리하고 장기적으로 투자비용을 뽑을 수 있겠지만, 중소병원의 입장에서는 이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다.
따라서 병원들은 고육지책으로 중고 100㎜간촬기를 찾아나서고 있지만, 물량부족으로 장비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병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처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병원장은 “100㎜ 물량을 구하지 못해 일단 임시로라도 70㎜간촬을 인정해달라고 관계당국에 건의를 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그렇다고 삭감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 70㎜로 촬영할 수도 없고 촬영을 안 할 수도 없고 난감하기 그지없다”며 불평했다.
업계측은 “지금으로서는 중고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100㎜ 간촬기의 물량 부족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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