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체제(4+4)에 대한 국회의 비판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보환 의원이 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전원의 비싼 등록금 문제를 지적한데 이어 7일에는 박영아 의원이 이공계 붕괴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박영아 의원은 이날 서울대가 지난 6월 발간한 ‘전문대학원 체제로의 전환 등이 학부 교육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서울대는 전문대학원 체제 도입이 서울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희망진로 현황ㆍ전문대학원 진학관련 과목 수강인원 추이ㆍ학과별 신입생 입학점수 추이ㆍ진학동기ㆍ인구사회학적 배경 등 크게 총 5개 분야에 걸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1142명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희망진로를 묻자 소속 학과 대학원(246명, 21.6%), 취업(241명, 21.2%) 외에 의전원 진학이 14.1%인 160명으로 나타났다.
의전원 진학 희망 160명에 대한 단과대학별 현황을 보면, 생물학 및 화학 관련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는 자연대 생명과학부가 45%인 7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대 화학생물공학부가 17.5%인 28명, 농생대 응용생물화학부가 9.4%인 15명 순이었다.
특히 자연대 생명공학부 재학생의 경우 응답자의 40%가 의전원 진학을 희망하고 있었는데, 이는 소속 학과 대학원 진학희망율(23.5%)보다도 높았고, 입학 당시 의전원 진학 희망율(28.2%)보다도 10% 이상 증가했다.
전문대학원 진학 관련 과목 수강인원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을 기준으로 수강 인원이 이전 연도에 비해 화학 관련 과목이 약 100%, 생물학 관련 과목이 약 20% 가까이 늘어났다.
박 의원은 “이는 최근 6년간 생물학 및 화학 관련학과의 정원이 비교적 일정한 것을 감안할 때 타 전공학생의 해당 과목 이수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의 상당수가 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고 밝혔다.
의전원 진학동기에 있어서는 ‘어릴 때부터의 꿈’이 35.4%로 가장 많았지만 ‘경제적 안정성’(20.4%) ‘불확실한 미래의 대안’(16.8%) 등도 적지 않았다.
박영아 의원은 “의대 입시 과열을 해소하고, 기초과학을 양성하겠다던 의전원의 도입으로 오히려 대학에서의 기초과학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이번 서울대 설문조사는 의사가 되기 위해 거쳐 가는 학부가 실제로 특정 분야에 편중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의전원 진학 학생들을 키우기 위한 통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과부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보환 의원도 전날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14개 사립 의전원의 학기당 평균 등록금이 932만원에 달하지만 장학금 지급률이 21%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의대에 비해 학생들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의전원제도를 재검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안홍준 의원 역시 5일 보건복지가족부 국감에서 “현재의 4+4제도는 의학의 경쟁력을 망치는 제도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내년 교과부가 의사양성체제를 의대로 할지, 의전원으로 할지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의전원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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