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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밀려드는데 의사 빼달라니" 뿔난 병원계

발행날짜: 2009-11-09 06:48:51

백신 단체접종 지원 요청에 냉담…보건소 발만 동동

학생 신종플루 백신 접종일이 수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급해진 보건당국이 일선 병원에 의료진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병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자들이 밀려들어 전 직원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를 지원할 수 있느냐는 반발인 것. 특히 일부 보건소 등은 반협박으로 의료진 착출을 요구하고 있어 병원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 백신접종 지원요청에 "병원에도 인력 모자라" 반발

A 거점병원 관계자는 8일 "지금 거점병원들의 상황이 어떤지 알면서 어떻게 의료진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현장의 상황을 알고는 있는건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최소한 거점병원이 아닌 병원에라도 협조를 구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상당수 병원들은 물론, 지역의사회 관계자들은 보건소의 협조요청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현재 인원으로도 밀려드는 환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를 지원할 수 있겠냐는 설명. 하지만 만약 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면 혹시 나중에 불이익이 생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방의 한 지역의사회장은 "보건소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무작정 의사회에 의료진을 착출해 달라고 요구하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며 "관내 병의원들은 이미 밀려드는 환자들로 초죽음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자가 있다면 물론 협조하겠지만 무작정 회원들에게 백신접종에 지원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가운데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보건당국 발만 동동…공보의들도 보이콧 조짐

보건소는 보건소대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당장 11일부터 접종에 들어가야 하는데 백신 접종에 필요한 의사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은 물론, 부산, 광주, 충청 지역에서는 접종팀에 필요한 의사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이들은 군의관은 물론, 공보의를 투입하고 관내 병의원에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다급해진 보건당국이 '공보의 착출령'을 내리자 공보의들도 일제히 이같은 정책에 반발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실제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현재 상태로 공보의들이 백신접종에 투입될 경우 1인당 500여명의 환자를 예진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며 정부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공보의협은 진료경험이 적은 공보의들이 접종사업에 투입될 경우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거점병원의 교수는 "사실 거점병원에서 백신접종이 이뤄졌을 때야 대처가 가능하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하루에 수백명씩 접종이 실시된 후 부작용 등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소재가 문제가 될 확률이 적지 않다"며 "또한 일당이 20만원에 불과한 것도 일선 개원의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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