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유예기간이 끝났음에도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무더기 행정처분이 우려된다.
특히 일부 대학병원들이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 내역 또한 최소비용과 최대비용간 격차가 2배에 달하는 것들이 많아 실제로 환자들이 이를 비교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무화…대다수 대학병원 늦장대응
메디칼타임즈가 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무화가 시작된 1일부터 일부 대학병원들의 게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병원들이 공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병원 중에서는 세브란스병원만이 유일하게 홈페이지를 통해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한 상태다.
세브란스병원은 홈페이지 알림란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 공개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별도의 창을 통해 이를 검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그외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아직 비급여 진료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채 준비중이라는 문구만 게시하고 있다.
그외 대학병원들도 마찬가지. 강원대병원 등 일부 국립대병원들이 시범적으로 몇개 항목만 그림파일(JPG)를 통해 게시했을 뿐 대다수 병원들은 준비중으로 표시하거나 아예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만약 단속이 이뤄진다면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무더기로 행정처분을 받는 사태가 나올 수 있는 상황.
더욱이 당초 비급여 진료비 공개방안은 1월에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료계의 요구에 따라 4월말까지 처분유예기간을 줬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요구가 핑계에 불과했다는 도덕적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당초 1일에 맞춰 공개를 시작하려 했지만 주일이 끼면서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어 게시하지 못했다"며 "이미 준비는 상당부분 마친 만큼 3일 최종 작업을 진행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소-최대 비용차 2배 이상…"정보 가치 있나"
한편, 현재 일부 대학병원들이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용이 과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도 많다.
워낙 항목이 많고 세분화 되어 있으며 일부 비교가 가능한 항목들은 최소비용과 최대비용차이가 2배에 달해 정보로서 활용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A대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을 보면 각종 촬영장비 비용만 20가지가 넘으며 조직검사만 해도 10여가지에 달한다.
약재, 치료재료 비용도 다르지 않다. 현재 A대병원에서 비급여로 사용하고 있는 각종 재료가 모두 망라돼 있지만 질환별로 어떤 재료가 사용되고 있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다.
환자로서는 자신이 어떠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최소한의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뜻이다.
B대병원이 공개한 내용 또한 마찬가지. 비급여 진료비의 대표격인 라식의 경우 '웨이브프론트 에피라식-165만원'이라고 게시돼 있지만 이외 비용은 환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만약 라식수술을 받을 경우 사전 검사비가 13만원에 달하며 그외에도 병원 방문시마다 들어가는 진료비와 약제비만 방문시마다 1만~5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고시된 비용과 실제 소요되는 비용과 차이가 많게는 40만~50만원까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일부 수술비용은 최소비용과 최대비용간의 차이가 너무 커 고시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봇수술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현재 B대병원이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 게시항목에는 '로봇수술 700만원~1900만원'으로 명시돼 있다. 곧 적게는 700만원이 들어가지만 많게는 1900만원이 소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러한 진료비 정보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A대병원 관계자는 "사실 대부분 환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비급여 비용은 라식 등 안과나 일부 성형비용 아니겠냐"며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개원가처럼 뭐는 얼마 식으로 잘라서 공개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암 등 중증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병원에 입원하는데 각종 검사비를 비교하고 따져서 들어오는 환자가 있겠느냐"며 "비용보다는 보다 좋은 시설, 의료진을 먼저 따지고 보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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