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다수는 잡무와 과로에 부담을 가지는 한편, 여전히 폭력에도 노출돼 있어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원용)는 전국의 전공의 942명을 대상으로 수련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공의의 의료외 업무를 대신 할 보조인력 고용에 대해 응답자의 98%가 ‘필요’ 또는 ‘매우 필요’라는 반응을 보였고, 단순 창상 드레싱ㆍ단순술부 봉합 보조인력 고용에 대해서도 84.9%가 ‘필요’ 또는 ‘매우 필요’라고 답했다.
이원용 회장은 “전공의들이 의사로서 본연의 업무와 수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의료 외 업무나 단순 보조 업무 등을 전담할 보조인력 투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인턴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인턴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65.4%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원용 회장은 "현재의 인턴 업무를 대신할 인력충원이 선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턴제도 폐지는 전공의 업무 증가로 인한 의료의 질 감퇴를 초래할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일주일에 몇 시간 근무하느냐고 묻자 42.2%는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했으며 주 80~100시간 근무자도 26.2%로 나타났다.
또한 휴일에 출근하느냐는 질문에는 67%가 상시적으로 출근했으며, 단 2%만이 출근하지 않는다고 대답해 충격을 안겨주었다.
본인의 업무량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4.4%가 ‘과다’ 또는 ‘매우 과다’로 응답했다.
대전협과 병협이 합의한 ‘연 14일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전공의가 64.1%나 됐으며, 그 중 40.4%가 과도한 업무로 인해 서로 휴가 안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분위기 때문에 가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이원용 회장은 “서로 눈치만 보느라 휴가를 못 가는 이유는 병원 차원에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휴식도 없이 이어지는 과도한 업무는 환자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전공의 폭력 노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수련 중 스탭이나 윗년차 전공의로부터 육체적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무려 11.8%나 그렇다고 대답했고, 환자나 보호자로부터의 폭력도 26.5%나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폭력 상황에 처했을 때 병원이나 경찰 등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46.2%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협은 “이 같은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의료기관내 폭력사태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법안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설문조사 응답자의 96.3%가 대전협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협이 추진중인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연속당직을 금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6.8%가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 병원장의 단체인 병원협회에서 수련감독업무를 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1.2%가 미국 등과 같은 별도의 독립적인 수련감독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원용 회장은 “의료계에서는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태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며 “여전히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에 시달리고 휴가도 마음껏 쓰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전공의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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