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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보건의료노조 'ERP 논란'

조형철
발행날짜: 2003-07-14 05:55:06

활용방안 협의않고 철회 주장 '억지'

전북대병원노조가 13일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ERP관련 업체들이 노조의 요구사항 중 하나인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폐지 주장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ERP시스템이 노동자 인권침해와 환자를 돈벌이 대상으로 만든다는 주장에 대해 ERP시행을 앞두고 있는 전북대병원과 ERP관련 업체들이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ERP는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약자로서 영업, 생산, 구매, 자재, 회계, 인사 등회사 내 모든 업무를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통합정보시스템이다.

삼성 SDS에 따르면 현장생산 상황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정보시스템이 일반기업에 도입된지 오래고 대형병원에서는 이미 ERP확대개념인 HIS(종합정보시스템)가 각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ERP시스템 자체가 '저비용 고효율'을 목표로 개발된 프로그램이므로 비용을 줄여 운영적자를 줄이는데 의의가 있다. 다만 통합된 데이터를 어떻게 쓸 거냐는 노사가 합의해서 만들어갈 과제"라고 답했다.

ERP도입을 앞둔 다른병원의 한 관계자는 "적자운영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것인데 활용에 대한 협의는 차치하고 무조건 철회만을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병원이 있어야 노조도 있는 것인데 너무 공공성만 강조하다 보면 공공병원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며 이또한 적자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RP전문기업 N사의 한 관계자는 "ERP시스템은 정보에 대한 손실과 취합과정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병원 관리자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경영자의 감시때문에 과잉진료와 재료비 원가 절감을 위한 1회용 주사 재활용 주장 등은 쓸데없는 기우"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병원이 적자에 시달려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기 위한 ERP 도입에 노조가 반대만을 앞세우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논리"라며 "회사든지 국립병원이던지 적자행진을 계속하게 되면 엄격한 시장경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북대병원노조는 11일 "지난주 조합원의 파업 찬반투표 결과 526명이 투표에 참가해 80.7%인 425명이 찬성했다"며 "12일 밤 전야제를 갖고 13일 0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ERP시스템이 부서별, 의사별로 수익 정도와, 원가절감 등을 실시간 체크할 수 있기에 도입되면 의사들로 하여금 비용 절감과 수익증대를 위해 과잉진료와 과잉처방을 낳게 할 것이고 간호사들에겐 재료비 원가절감을 위해 1회용 주사도 재활용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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