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수를 대폭 확대한 수도권 대형병원이 내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에서 탈락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하반기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을 앞두고 수도권의 병상 확대와 환자 쏠림현상을 억제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지정기준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지방 환자의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인근 지역에서 믿고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44곳의 급여비가 전체 의료기관의 30%를 초과하고 이중 '빅5 병원'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의원급에서 치료 가능한 경증환자가 30%를 넘어서고 있다”고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례로, “서울대병원 인근주민은 진료를 받기 위해 택시 기본료로 충분하나 지방 섬 주민은 교통과 숙박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 국민이 동일한 방식의 보험료 부과 체계인 상황에서 불공정한 진료시스템”이라고 언급했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기준안에는 병상 확대 억제와 경증질환 차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자원과측은 “지방 환자의 수도권 쏠림과 경증환자의 외래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장관명의 고시안을 마련 중에 있다”면서 “이를 적용하면 2008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이후 과도하게 병상을 증설한 병원에는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입법 예고된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 제정령안’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를 엿볼 수 있다.
제정령안(3조 5항)에는 ‘복지부장관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신청한 종합병원이 병상 수가 복지부가 정하는 진료권역별 소요병상수를 초과하는 경우 교육기능과 의료인 수, 질병군 별 환자의 구성 비율이 우수한 종합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우선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전문진료 질병군에 속하는 환자의 비율이 매년 전체 입원환자의 100분의 12 이상이어야 하고 단순질환 질병군에 속하는 환자비율은 100분의 21이하야 한다, 다만 질병의 종류는 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 의료전달체계 상태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의원급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소병원의 하락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의원과 병원, 상급종합병원 그리고 국민 모두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복지부는 11월말까지 의료전달체계 전면 개선을 위한 세부안을 마무리하고 연내 의료단체와 시민단체, 학계 등과 논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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