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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는 ‘후천성 인권결핍증’”

장종원
발행날짜: 2004-07-08 14:24:01

에이즈국제회의 참가단 기자회견, 예방법 개정요구

인권위서 열린 참가단 기자회견
오는 7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5회 국제에이즈회의에 참석하는 국내 시민단체 참가단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반인권적 에이즈 정책과 제약자본의 이윤추구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HIV/AIDS인권모임 나누리+, 한국여성성적소수자 인권모임 끼리끼리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국제에이즈회의 참가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에이즈환자들은 초국적 제약사의 특허권으로 인해 비싼 약값을 지불할 수 없어 죽어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잠비크와 브라질, 태국 등은 싼 에이즈 카피약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선진국들은 FTA를 통해 에이즈 퇴치를 위한 각국의 노력을 무로 돌리고 있다”며 “한국 정부 역시 의료를 개방하고 자본의 이익만을 위한 FTA를 체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에이즈예방법은 치료와 보호를 위한 법이 아닌 전파를 막기 위해 감염인과 환자를 차별하는 법”이라며 “이 상황에서 감염인은 부당해고를 당하고 진료거부를 당해도 대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정부를 ‘후천성 인권결핍증’이라며 비토했다.

이들은 정부에 △인권을 위한 에이즈정책 마련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통해 에이즈치료제 무상공급 △FTA체결 중단 △글로벌 펀드 지원확대 △파병철회 등을 요구했다.

한편 발언에 나선 에이즈인권모임 나누리+ 윤가브리엘 대표는 “한국의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재생산하는 것은 감시관리가 주목적인 에이즈 예방법에 있다”면서 “인권, 치료권, 생존권, 노동권, 사생활 보장권 마련을 위한 전면적인 법 개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언자인 변진옥 회원은 “의약품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닌 거대 제약자본에 의해 주물러지는 무기”라며 “약이 생명을 살리는 귀중한 것이 될 수 있도록 싸우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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