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부인과 의사의 잇딴 사망 소식을 접한 한 산부인과 의사의 말이다. 그는 "요즘 산부인과 의사의 사망 소식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달라진 게 없다"면서 한마디 했다.
산부인과 의사가 산과 본연의 진료만으로 병원을 유지하기 힘든 의료현실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얼마나 더 많은 의사가 희생돼야 하느냐"면서 "정부는 산부인과에 대한 규제를 중단해야한다"고 했다.
최근 산부인과 의사의 안타까운 사망소식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산부인과 내부에선 이를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의료체계에서 정상적인 산부인과 운영이 어렵고, 그 심각성은 더 이상 간과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산부인과 개원의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몇일 전 기자가 만난 한 산부인과 개원의는 "은행 빚은 늘어만 가고, 인건비를 줄이고자 병원 청소부터 채혈, 주사까지 직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기득권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의사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정책에 지쳤다"고 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접한 산부인과의 실태는 심각했다.
특히 홀로 산부인과를 경영하며 분만을 유지하는 의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형 산부인과로 쏠림현상이 극심했다. 그나마 대형 산부인과가 분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마저도 오는 4월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일선 의사들의 소통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는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독소조항이 많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의료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하고 있다.
정부는 마치 이 법이 시행되면 의료사고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모두 해결해 줄 것처럼 믿고 있는 듯 하다.
문득, 일선 산부인과 의사가 아래와 같이 던진 질문에 정부는 어떻게 답할 지 궁금하다.
"분만 도중 사망사고가 나서 분쟁조정을 받았다고 치자. 의료분쟁조정원에서 제시하는 최대 합의금은 3천만원이다. 이것부터 틀렸다. 어떤 환자 유가족이 수긍하겠나. 결국 분쟁조정 과정에서 입수한 진료기록 자료를 갖고 수억원의 소송을 준비할 게 뻔하다. 이러고도 우리가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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