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을 내놓으면서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작 추진됐어야 할 정책이라는 입장이지만 수련병원들과 전공의들은 비현실적인 제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의료계에서 이같이 의견이 나뉘는 이유는 비틀린 수련제도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의료 현실속에서 전공의는 각 수련병원들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다.
전문의 몸값에 비해 크게 적은 임금으로 의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수련병원들은 이를 이용해 급격히 늘어난 병상을 유지해왔다. 전공의 정원 감축을 찬성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전공의들도 반대의 뜻을 밝히는 이유는 이와 일맥상통한다. 당장 후배 전공의 수백명이 증발하면 결국 자신에게 업무가 넘어오지 않겠냐는 우려는 당연하다.
이에 반해 학계는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학회들은 수년째 전공의 감축을 요구해왔다. 성형외과학회의 경우 무려 10년간 정원 감축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공의 정원은 병원협회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왔고 의학회의 입김은 그리 세지 않았다. 복지부가 정원 감축 카드를 꺼낸 것이 반가운 이유다.
전공의는 미래의 전문의를 배출하는 통로라는 점에서 국가 보건의료 정책에 주는 영향이 상당하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수급계획은 보편 타당한 합리성을 지녀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금의 전공의 수급계획이 과연 이러한 대원칙이 적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공의 인력을 활용해 병원을 지탱하는 기형적인 구조는 이미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과연 복지부가 제시한 3년간 800명 감축 정책이 이에 대한 해법인지는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복지부가 주장하는 감축 정책의 이론적 토대는 전공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현재 의대 졸업자와 인턴, 전공의 정원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두가지 축이다.
하지만 과연 전공의 정원 800명을 줄이면 서울과 지방간 전공의 수급 불균형과 과목별 편차가 줄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이에 대한 분석도 전무하다.
수련환경이 좋은 대형병원 정원을 줄여 지방 병원으로 유도하는 것이 과연 수련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겠냐는 일각의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복지부가 내놓은 전공의 수급계획의 첫걸음이 과연 향후 백년을 준비한 정책인지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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