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일선 현장의 전공의들을 연계하고 비상시 투쟁체계 마련을 위한 지역단위 전공의 모임이 광주·전남에 이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결성됐다.
지난 5일 부산광역시의사회관 4층에서 부·울·경 전공의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부·울·경 전공의협의회 결성에는 부산시의사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가 뒷받침됐다.
이날 부산시의사회 강대식 부회장은 "지금과 같은 의료제도 환경을 남겨주게 돼 선배로서 미안하다"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관치의료가 시작된 이후 37년간 자유경제체제에서 있을수 없는 유일무이한 의료제도가 진행 중"이라고 비난했다.
올바른 의료제도 세우기 투쟁은 비정상적인 의료의 가치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투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부산시의사회 강대식 부회장.
강 부회장은 "지난해 건정심 구조개선을 필두로 한 토요휴무 투쟁이 실시됐고 바른 의료제도 세우기 전국의사투쟁도 지속되고 있다"며 "원격진료 및 영리자회사, 불평등한 건보제도 등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의료의 가치에 대한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투쟁 당시 전공의들에게 현실을 알려주고 싶었으나 만날 루트가 없었다"며 "부울경 전공의협의회에 많은 전공의들이 동참하면 뭔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장성인 회장도 참석했다.
장 회장은 현재 대전협이 모든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토로했다.
장 회장은 "전국의 모든 전공의들을 결속하기 어려운 것이 대전협의 약점"이라며 "때문에 현장의 많은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전공의협의회 출범이 대전협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지역 전공의협의회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 회장은 "부울경 전공의협의회와 같은 지역 전공의협의회는 대전협 한계를 극복하고 올바른 의료환경 마련을 위해 민주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앞으로 지역 전공의협의회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회사를 맡은 부산보훈병원 박건우 전공의대표는 부울경 전공의협의회 발대는 긴 대정부 싸움의 첫발이라고 선포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10일 의사총파업 등 열심히 투쟁해왔다"며 "원하는 바를 제대로 얻지는 못했지만 끝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갇혀 일만 하던 의사들이 현실에 눈뜨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대정부 투쟁은 길고 긴 싸움이 될 것이고 오늘 첫발을 대딛었다"고 역설했다.
부산시의사회 추교용 의무이사.
이날 발대식에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부울경전공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던 부산시의사회 추교용 의무이사가 참석해 의료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추 이사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뛰쳐 나왔을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대한민국 의료가 죽을 것 같아 너무 가슴 아프다"며 "이대로 의료제도가 굳혀지면 앞으로 5년 후에 지금 전공의들이 설 자리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추 이사는 "모든 건물마다 병원이 들어서 있고 지방도 읍면동까지 전문의가 들어가 있다"며 "의사들이 한해 3000명씩 쏟아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의사들의 임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암울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부산시의사회가 함께 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추 이사는 "부산 지역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한명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부산의 모든 의사들 함께 파업할 것"이라며 "의사들이 가진 힘은 북한의 핵폭탄보다 강하다. 단위병원에서 한 과만 스톱하면 병원이 올스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 개개인이 모두 핵폭탄이지만 환자를 먼저 걱정하다보니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지금의 의료제도가 바뀌어야 전공의는 물론 국민이 행복해진다"고 주장했다.'
부·울·경 전공의협의회 김철수 회장.
부·울·경 전공의협의회 회장으로는 대전협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김철수 전공의대표가 단독 추천돼 이의없이 선출됐다.
김철수 회장은 지역내 전공의들의 결속을 도모하고 현안에 따른 의견 수렴에 적극 나설 것을 천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10일 의사총파업 당시 전공의의 참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부·울·경 전공의협의회가 효율적 투쟁을 염두고 출범한 것은 아니지만 투쟁에서 모인 힘을 유지하면서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투쟁 당시 지역내 전공의들과 함께 하려해도 연락처도 제대로 모르던 것이 현실"이라며 "지역내 전공의들과 대전협을 잇는 고리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전공의협의회에 대한 지역 전공의들의 참여와 결집력을 도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회장은 "지역 내 전공의들이 부·울·경 전공의협의회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전공의 체육대회, 의료봉사 등 여러 행사를 개최해 조직을 인식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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