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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전문의 채용하고 말지, 수련병원 못 하겠다"

발행날짜: 2015-08-13 05:30:29

수련병원 자격 반납 고민 속출 "전공의특별법 현실화되면 못 버텨"

최근 급물살을 탄 전공의특별법을 두고 일부 의료기관이 수련병원 자격까지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병원계에 따르면 상당수 수련병원이 보직자 회의를 통해 수련병원 반납을 검토 중이다.

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유지가 어렵다는 게 병원 측 관계자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경영난이 극심한 지방의 수련병원은 만약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수련병원 운영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내용과 무관함.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논의하기 시작한 전공의 특별법이 수련병원에는 감당할 수 없는 과제를 던져주면서 급기야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 주 80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수련병원 반납을 포기한 사례가 발생해 특별법까지 현실화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경상도 A수련병원 의료진은 "얼마 전 보직자 회의에서 수련병원 자격 반납을 두고 진지하게 검토했다"며 "특별법이 현실화되면 수련을 중단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청도 B수련병원 의료진 또한 "전공의 2명을 채용하느니 전문의 3명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며 "당장 급여는 전문의가 많을 수 있지만 당직이 가능하고 의료사고 리스크가 낮다는 점에서 전공의를 두는 것보다 강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수의 수련병원은 저수가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전공의를 통해 부족한 의료인력을 대체해 온 게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전공의특별법을 통해 주 80시간 이외에도 추가근무 및 당직수당 등을 법으로 규제하게 되면 "차라리 전문의를 채용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

전공의 특별법에 수련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 규정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C수련병원 의료진은 "앞서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제를 논의할 때에도 정부가 수련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부 지원에 대한 약속은 사라졌다"며 "특별법도 규제만 생길뿐 지원은 유명무실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수련병원이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부분은 법적인 처분.

현재 병원신임평가는 전공의 TO 감축 등 패널티 수준이지만 특별법이 적용되면 범법행위로 행정처분까지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D국립대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수련병원은 상징성을 갖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겠지만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등 민간의료기관들은 수련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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