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면관리료로 위 내시경에 따른 손해를 충당해 왔다. 수면내시경마저 급여화되면 더 이상 손 쓸 도리가 없다."
수면내시경(진정내시경)의 급여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의료계가 비급여를 유지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수면내시경 관리료는 환자의 선택 사항이므로 비급여 유지가 적절하다는 의견이지만, 일선 개원의들은 사실상 수면내시경 관리료로 원가에 못미치는 내시경 비용과 소독 비용을 충당해 왔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의협은 제1차 수면내시경 환자관리료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보고하고 "수면내시경 관리료(진정관리료)는 환자의 선택 사항이므로 원칙적으로 비급여 유지가 보험원칙에 맞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는 보장성강화 정책 일환으로 일단 4대 중증질환자에 한해 수면내시경을 급여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례에 비춰보면 전체 환자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위장내시경학회는 위내시경 1회당 31개 부자재와 인건비를 포함해 8만 745원이 들어간다고 추산했다. 위 내시경 수가인 4만 3490원으로 계산하면 1회당 3만 7255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이날 자문회의에 참석한 위장내시경학회 박창영 총무이사는 급여화 논의 자체를 원점에서 검토할 것을 주문했지만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의사협회나 병원협회, 외과학회, 소아과학회 등은 급여화를 기정사실화 한 채 '적정 수가' 인정을 위한 언급을 이어 나갔기 때문이다.
참석 위원들은 "급여화 범위를 4대 중증질환과 관련한 최소 범위로 설정해야 한다", "수면관리료는 내시경 수가에 난이도를 구분해 가산하자", "수면관리와 관련한 시설, 장비 등에 대한 의료기관 종별 편차를 고려해야 한다"와 같이 급여화를 기정사실화 했다.
반면 위장내시경학회는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은 이보다 소독을 포함한 내시경수가에 대한 개선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원의 입장에서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내시경이 급여화될 경우 경영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는 예상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박창영 위장내시경학회 총무이사는 "수가가 원가 이하 수준이라 부자재와 인건비를 고려하면 의원은 위 내시경 1회당 약 4만원씩 손해 본다"며 "솔직히 지금까지 수면관리료(4만~5만원)로 내시경과 소독 수가 손해분을 메꿔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면관리료에는 리스크 부담, 약값, 인건비 등이 포함된 개념이지만 경쟁에 내몰린 의원급에서는 그나마 이런 수면관리료로 내시경 손해분을 메꿀 수밖에 없었다"며 "관행 수가라는 이유를 들어 원가 이하로 수가를 책정하면 내과는 고사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6400원 정도를 소독 원가로 산출했지만, 정부는 관행 수가라는 이유를 들어 약 2000원을 소독 수가로 결정할 예정이다.
소화기내시경학회가 인건비와 세척기 감가상각비, 솔 등 재료비 등을 고려해 산출한 1만 7860원의 소독 수가에 11%에 불과한 금액. 이에 비춰보면 수면내시경도 관행 수가를 적용해 원가에 턱 없는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창영 총무이사는 "수면내시경은 기본 검사가 아니라 부가적으로 받는 서비스의 개념인데 여기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자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차라리 수면내시경 급여화 재원을 원가에 11%에 불과한 소독 수가 정상화에 사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명희 위장내시경학회 이사장도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내시경에서의 대부분 환자 사고가 수면 때문에 나온다"며 "수면 내시경을 한번 하는데만 3명의 보조 인력과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면내시경과 그에 따른 수면관리료는 옵션의 성격이기 때문에 비급여 영역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수면내시경에 투입할 재원을 내시경 소독과 소독액 구입 비용 보전에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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