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포괄간호) 조기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들은 대학병원에 맞지 않는 제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가 가산 등의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득보다 실이 많다며 고개를 젓고 있는 것. 일부에서는 수가가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대형병원 보직자는 "복지부가 수가 가산 등으로 상급종합병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섣불리 이를 시행할 상급병원은 극히 드물 것"이라며 "특히 대형병원들은 시행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증 환자 비율이 높고 간호인력의 업부 부담이 이미 상당한 상태에서 간병 서비스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 보직자는 "복지부는 간호사당 환자 비율을 1대 5로 맞추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간호등급 1등급을 받는 대형병원들은 이미 그정도 수준을 맞춰놓고 있다"며 "1대 7, 1대 8의 구조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것은 일부 하위권 대학병원들에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중증 환자 비중이 높아 가뜩이나 로딩이 많은 간호사들에게 간병서비스를 맡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병동도우미를 고용해야 하는데 아웃소싱을 채용으로 전면 전환하는 것이 쉬운 일이냐"고 반문했다.
대부분 대형병원들도 같은 반응이다. 수가도 중요하지만 현재 대형병원의 인력 구조상 시행이 불가능한 제도라는 게 일관된 주장이다.
B대형병원 보직자는 "결국 간호 인력과 더불어 간호조무사와 병동도우미 운영이 관건"이라며 "하지만 현재 우리 병원에는 간호조무사가 단 한명도 근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같은 대형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가 할 역할 자체가 없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라며 "결국 간병서비스를 위해 간호조무사를 별도로 채용해야 한다는 뜻인데 너무나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수가가 획기적으로 책정돼 간호조무사와 병동도우미를 별도로 채용할 만큼이 되지 않는다면 인력 구조상 시행이 어렵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중소병원들이 주장하는 간호인력 쏠림 문제도 기우라는 것이 대형병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 상황에서 간호사를 더 채용할 상급종합병원이 있겠냐는 반문이다.
C대형병원 관계자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하면 있던 간호사도 뛰어나갈 판인데 어느 병원이 간호사를 추가 채용하며 이를 준비하겠느냐"며 "그저 막연한 기우라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초 중증환자부터 경증환자까지 한 입원실 내에서도 스펙트럼이 크게 벌어지는 상급종합병원의 특성상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꿈같은 얘기"라며 "애초부터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맞는 제도를 상급종합병원에 맞출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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