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병원이나 화상센터는 사실상 공공 인프라로 봐야합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어요.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대한화상학회 전욱 이사장은 10일 임페리얼펠리스호텔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화상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최근 남양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등 대형 재난시에 공공적 역할을 하는 만큼 최소한 적자는 보지 않도록 조치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 이사장은 "우선 화상병원은 중환자실을 1년에 절반 이상 비워놔야 하지만 수가는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합병원이야 암환자 등 중증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중환자실이 365일, 24시간 운영이 가능하지 않느냐"며 "더 좋은 시설과 장비,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화상병원 중환자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증 화상이 전문진료 질병군에서 제외된 것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전 이사장의 지적이다.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중증 화상이 어떻게 전문진료가 아니냐는 것.

전욱 이사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 화상을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증 화상을 전문진료 질병군에서 제외해버렸다"며 "상급병원에서 진료하지 않는다고 중증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더욱이 선택진료 축소 보상으로 지원되는 질향상지원금에도 전문진료 질병군 입원 환자 비율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전문병원을 키운다고 하면서 전문병원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증 화상 환자 진료를 위해 꼭 필요한 사체피부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도 전무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다.

세계 유일의 휴전국가에서 어떻게 사체피부 비축조차 하지 않고 있냐는 비판이다.

전 이사장은 "중증 화상 치료를 위해서는 사체피부가 필수적"이라며 "이미 선진국들은 사체피부은행 등을 통해 일정 부분의 사체 피부를 비축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면서 사체피부 수출을 막자 우리나라 화상 진료에 엄청난 타격이 온 적이 있다"며 "방사선비상센터를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최소한 소규모라도 사체 피부 은행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시 혹은 대형 재난시에 투입되는 인프라라는 점에서 최소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호소다.

전 이사장은 "화상병원은 국가의 중요한 안전 인프라라는 점에서 사실상 공공병원으로 봐야한다"며 "최소한 적자는 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인식 개선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