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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몸사리는 서울대병원 "기자간담회 스톱"

발행날짜: 2016-08-24 12:05:09

"선의의 피해자 될라" 국립대병원 주축 내부 자정 강화 잇따라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일선 병원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9월 28일(법 시행일) 이후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를 일체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24일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연말까지는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를 중단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면서 "가능한 비공식적인 간담회도 자제하라는 당부도 있었다"고 전했다.

권익위원회 김영란 전 위원장<사진출처:권익위원회 홈페이지>
현재 김영란법 관련 세부 지침이 모호하기 때문에 일단 연말까지 최대한 몸을 낮춰야한다는 게 서울대병원 측의 입장이다.

서울대병원으로 쏟아지던 환자 청탁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원칙대로 적용한다"는 원칙하에 전체 교직원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은 행여나 본보기 처벌 대상이 될라 몸을 극도로 사리는 분위기다.

충남대병원은 병원 내 치료재료 및 의료기기 등 납품 업체들과 청렴서약식을 실시하는 등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이미 법무팀 주관으로 전 직원 교육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감사실에서 행동강령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전북대병원은 반부패 청렴정책 추진 전담팀(TFT)까지 구성하고 클린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면서 청렴한 병원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게다가 인사부서와 연동, 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내부 자정능력을 높였다.

법 제정에 따른 병원 내 변화를 두고 일부 의료진들은 "차라리 잘됐다"라는 반응도 있다.

지방의 사립대학병원 홍보실장은 "법 제정으로 환자청탁 등 부정청탁, 무리한 접대가 줄어드는 것은 사회 전체를 볼때 긍정적"이라고 봤다.

그는 "실제 병원 내에서도 환자청탁이 사라지면 철저히 중증도에 따라 진료할 수 있고 환자와 의사간 신뢰도 또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현실과 동떨어진 법이 만들어졌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특히 응급실 등 실무진들은 "법은 제정했지만 과연 수십년간 계속된 환자청탁 등이 사라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괜히 선의의 피해자만 만드는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환자 민원 등 부정청탁이 완전히 사라지고 사회 청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선 찬성하지만 일부 조항은 기존의 상식과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모 국립대병원 기조실장은 "기존의 악습을 끊는 것이 김영란법 제정의 취지라고 하니 따르겠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세부 지침을 정리하면서 보완해야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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