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일대 11개 병원을 운영 중인 은성의료재단 구정회 이사장에게도 국내 병원 환경은 만만치 않은 듯 하다.
구정회 은성의료재단 이사장
구정회 이사장은 9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의 고충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구 이사장은 "일종의 분산 투자개념으로 한개 병원에 올인해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제2, 제3의 병원을 세운 것"이라면서도 또 다른 숨은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가 대형 종합병원을 운영하기 보다 11개 별도의 병원으로 운영하는 진짜 이유는 의사 등 의료인력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사장이 운영하는 총 11개 병원의 병상 수를 합치면 3000병상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전공의 등 의사인력 구하기는 난제 중 난제로 꼽았다.
500병상 규모 이상의 대형 종합병원을 운영하려면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물론 펠로우까지 의료인력이 대거 필요한데 부산 등 지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방에 위치한 수련병원은 전공의 정원을 채우기 어렵다"면서 "서울에 대형 대학병원으로 몰려가서 서울에서도 일부 대학병원은 구하지 못하는데 지방은 오죽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누군가 나에게 대형 종합병원을 운영하라고 한들, 의사 인력 부족으로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구 이사장은 인력 이외에도 지역적 한계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형 종합병원을 운영하려면 난이도가 높은 질환을 다뤄야 가능한데 고난이도 질환을 진료하려면 고급인력에 고가의 장비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환자가 모여드는 서울권에선 고난이도 진료에 승부를 걸어 볼 수 있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고 했다.
그는 "고난이도 진료가 가능한 의사를 채용하는 것도 어렵지만 설령 있다해도 투자대비 수익성을 유지할 만큼 되려면 환자 수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지역 내 환자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형 종합병원 운영에 대한 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병원 현실에선 300여병상 규모로 지역 밀착형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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