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적 규제기관의 핵심은 기술적 운영이 아니라, 정체성을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관건이다."
제35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신약개발 환경 및 정부규제: 외국의 사례와 국내 비교'를 발표한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의 주장이다.
단절되고 분절된 기관들끼리 협조가 안 되는 현 상황에 타개책으로, 이해당사자들간 포괄적 소통이 강조되는 '비저너리리더십기관'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한 것이다.
이 교수는 "제약산업은 규제가 매우 까다로운 분야이면서도 환자에 혁신신약을 조기에 공급해야 한다는 양면성을 가지는데, 규제기관 스스로가 단순히 제로리스크가 리스크 관리라고 오해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i1#3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자리엔,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제약의학회 공동주관으로 '신약개발의 규제 장벽 분석 및 의사 제약사의 협력' 심포지엄이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이형기 교수는 규제기관의 진화를 설명하면서 미국FDA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부청장의 말을 인용했다.
"규제기관의 대표적인 문제는, 보기 전까지 결정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경험주의를 내세운다는 것이다. 통계만능주의의 폐해로 현행 의약품 개발을 좌지우지하는 경험주의적이고 통계적인 방법론은 융통성이 결여돼 있다."
이는 결국 "혁신을 제한하는 동시에 지나치게 큰 임상시험을 실시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유념해야 할 점은 의사가 치료하는 대상은 집단이 아닌 개개 환자"라고 FDA의 입장을 소개했다.
외국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규제기관의 진화 단계는 ▲규제기관 ▲과학기관 ▲공중보건기관 ▲비저너리리더십기관 등 네 가지 과정으로 구분했다.
이 교수는 "규제기관 스스로가 규제기관임을 인지할 때엔 규정을 중시하게 되는데 그 예가 박스 체킹 심의 시스템"이라면서 "포지티브 시스템의 극단적인 예로 단순, 반복, 형식, 요건 충족 등이 중요한 민원 업무에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의약품규제과학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의 심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FDA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의약품 개발 과정을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과정으로 바라보면서 보다 사회 중심적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소통이 중시되는데 특정 사안에 대한 FDA의 관점을 숨기지 않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의견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FDA는 지난 2004년 신약개발 과정을 논의하고 재편하는데 크리티컬패스협의체(Critical Path Initiative, 이하 CPI)를 꾸리고, 2010년 규제과학발전협의체(ARS)를 차례로 창설했다.
특히 CPI의 경우 소개된 비저너리리더십의 성격을 두루 가진다는 설명.
이 교수는 "통상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 학계, 연구소, 지역 허가기관 등이 FDA의 리더십과 지원 아래 Critical Path Initiative를 매개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면서 "여기서 외부 비공개 자료들을 빠짐없이 공유하고 병합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들을 도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4년 협의체 구축후 2008년 7개의 신독성 생의학적지표에 대한 FDA와 EMA에 인증을 획득하고, 기타생물학적지표 및 환자보고성과변수 등의 인증을 제출 한 것을 대표적인 비경쟁적 협조(Precompetitive Collaboration) 사례로 꼽았다.
이 교수는 "결국 중요하는 것은 규제기관 스스로가 정체성을 어떻게 인지하는 지가 관건"이라면서 "이후 단계로 진화하면서 규제와 신약개발이라고 하는 서로 다른 성격을 균형감있게 가져가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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