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치료에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의 약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투여 경로상의 한계가 분명했고 부작용 우려도 뒤따랐다.
출시된 약제들이 주사제나 흡입제로 한정돼 있어 환자의 삶의 질 저하는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흡입제는 한번에 10분에서 20분 동안을, 하루에 6번 흡입해야 했다. 주사제 역시 주사팩을 달고 있어야만 했다.
프로스타사이클린 자체의 반감기가 짧고 흡수율이 낮다는 한계가 일상 생활의 불편을 넘는 삶의 질 저하를 불러왔고 이는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역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실상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에게 경구용 제제는 '꿈의 약'으로 통한다. 그리고 이들의 꿈이 최근 경구용 제제 업트라비(성분명 셀렉시팍) 출시로 현실화됐다.
임상 연구자로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아 교수를 만나 한독이 출시한 악텔리온의 폐동맥고혈압 신약 업트라비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경구용 업트라비, 삷의 질·치료 효과 'UP'
폐동맥고혈압은 폐혈관의 저항이 증가해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되는 희귀질환이다. 2003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이 2~3년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는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정상인보다 프로스타사이클린의 수준이 낮다는 점에 착안, 체내의 프로스타사이클린의 수치를 높이기 위한 프로스타사이클린 유도체 치료 방법이 활용된다.
치료제는 주로 주사제로 정맥 투여하거나 흡입제로 흡입하는 방식이 있지만 문제는 프로스타사이클린 성분 자체의 짧은 반감기와 낮은 흡수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
이를 개량한 업트라비는 프로스타사이클린수용체만 겨냥해서 만들어진 합성 약물로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이 다시 활성화되며 장기적인 효과를 가진다.
장성아 교수는 "프로스타사이클린 흡입제나 주사제 모두 반감기가 너무 짧아 흡입제의 경우 10분 동아 하루 6번 흡입을 해야 하고, 주사제는 주사팩을 달고 있어야 한다"며 "이는 모두 일상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결국 치료 효과 저해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3년 The Journal of Heart and Lung Transplantation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REVEAL registry에 등록된 환자들이 충분히 치료되고 있는지를 조사한 바 있다.
폐동맥고혈압과 관련되어 사망한 모든 환자 중에서 약 44.1%는 비경구용의 (parenteral) 프로스타노이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사망 6개월 전 기능분류 Ⅳ 였던 폐동맥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32.6%는 이러한 비경구용의 프로스타노이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의 약물이 이처럼 충분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출시된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 약물이 가진 투여경로상의 한계가 지목되고 있다.
장성아 교수는 "반면 업트라비는 합성 물질로 프로스타사이클린수용체에 작용자 역할을 하며 체내에서 대사된 물질이 다시 작용자 역할을 해 반감기가 길다"며 "기존 프로스타사이클린 제제보다 훨씬 긴 반감기와 함께 높은 체내 농도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경구용 업트라비의 경우 긴 반감기를 통해 하루 2번 복용만으로도 충분해 흡입제와 주사제 대비 삶의 질 측면에서 개선이 확실하다는 것. 복용편의성과 복약순응도의 개선은 곧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임상에서 확인한 낮은 부작용
프로스타사이클린 약제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도 장점으로 꼽힌다.
장 교수는 "업트라비 정은 전세계에서 총 1000명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행했다"며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주요 몇개 센터들에서 연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3년이상 진행된 연구결과 업트라비를 복용한 환자들은 복용하지 않은 환자 (대조군) 대비 임상적 악화를 적게 일으켰다"며 "이는 합성물질이 타겟 수용체에만 작용하게끔 디자인됐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총 1,156명의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업트라비 병용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사망 또는 이환의 상대적 위험이 40% 감소했다.
또 기존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와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 계열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서도 업트라비 병용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사망 및 이환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아 교수는 "업트라비는 기전상 프로스타사이클린 제제 대비 장점이 많고 순차적 3제 병용요법에도 보험급여가 인정된다"며 "엔도텔린수용체 길항제와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를 사던 환자가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을 경우 추가로 업트라비를 투여해도 급여가 인정된다는 점에서 치료 옵션이 늘은 셈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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