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에 이어 최저임금의 여파로 의국과 개원가에서도 선물을 주고 받던 풍경이 추억으로 남겨지는 모습이다.
서로 마음은 있지만 서로간에 부담감과 혹여 모를 불안감으로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 서로 기대를 버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A대학병원 진료과장은 21일 "그래도 예전에는 추석 전이면 선물도 나눠가지고 전공의들이나 전임의들 챙겨주고 하는 모습이 제법 있었는데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며 "선물이 들어오지도 않을 뿐더러 와도 모두 돌려보내거나 병원에 맡기는 것이 상식이 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전공의들도 자기들끼리라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지도교수에게 선물도 주곤 했었다"며 "지금은 그렇게 되면 서로 감옥에 가니 삭막해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농을 건넸다.
실제로 대다수 대학병원들은 아예 추석 1~2주 전부터 영업사원 출입을 극도로 경계하며 혹여 모를 구설수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또한 병원 의사들 차원에서도 과거 의국에 선물을 쌓아놨다 가져가는 풍경이 없어지고 개인적으로 온 선물들도 모두 반품하거나 병원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비단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대학병원만의 일은 아니다. 일선 개원가에서도 선물과 추석 보너스 등은 옛 말이 된지 오래다.
최근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그나마 명절 등에 지급되던 수당이나 보너스 등을 챙길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B내과의원 원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작년까지는 선물과 보너스를 챙겨왔는데 올해는 고민끝에 조그만 와인 한병씩만 나눠줬다"며 "직원도 늘어난데다 임금을 대체적으로 작년에 비해 크게 올려 부담이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예년에 비해 추석 등 연휴에 문을 열지 않는 것도 결국 그러한 이유"라며 "임금이 올라간 만큼 휴일에 근무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커진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원장들도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최저 임금 임상에 맞춰 각종 수당과 보너스 등을 모두 임금으로 포함시켰다는 것.
C안과의원 원장은 "최저임금인상에 맞춰 임금을 조정할때 세무사가 별도의 보너스나 수당 등을 절대 지급하지 말고 모두 월급에 녹이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명절 등에 보너스나 수당 등이 계속해서 나가면 통상 임금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설마 우리 직원들이 그런걸 문제 삼을까 싶기는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거니 어쩔 수 없이 움츠러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뭔가 허전하니 서로 덕담을 하기는 하는데 참 쓸쓸한 느낌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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