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젊은의사포럼'에서 교육국 부스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의학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설문조사를 받았었다.
먼저 의예과 1,2학년 학생들은 교양과목의 다양성 부족을, 의학과 1,2학년 학생들은 너무 많은 양의 내용이 몰려있다는 점과 학술적인 내용 외에 인문학적 소양을 높일 수 있는 활동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활동이 부재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의학과 3,4학년 학생들이 큰 문제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체계화 되지 않은 실습교육이었다.
또한 교육국에서는 실습을 돌고 있는 의학과 3,4학년 6400명을 대상으로 작년 PK실습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응답률은 571명 (약 8.9%)에 불과했다.
나도 작년에 병원 실습을 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목격했고 친구들과 건강한 비판의식이 담긴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었던 '34회 의학교육학술대회'에 의견을 내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대한민국의 모든 의과대학은 4년 혹은 6년을 주기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평가인증을 받아야 한다. 평가인증의 대상이 되는 학교는 해당 학교 학생회가 주축이 돼 학생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학생보고서는 의학교육인증평가 평가 항목에서 잘 드러나기 어려운 의학교육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주관적 생각이나, 학교 생활에서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제도/시설 등을 효과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개발됐다.
설문조사로 밝혀진 불편한 시설이나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제도 등은 학생보고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학교 및 한국의학교육평가원으로 제출되며, 이 과정을 거쳐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설문조사에 대한 피드백에서 학생들이 신중한 답변을 고르지 않고 심지어 일부 학생은 동일한 답으로 통일을 해버리기까지 한다고 한다. 참으로 인상 깊은 피드백이었다.
올해 교육국장으로 일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단체 및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들의 관심이 있더라도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교육환경을 제공해주는 분들은 학생들의 요구를 알 도리가 없다.
우리는 교육을 받는 주체로서 당당히 개선점과 요구사항을 말할 권리가 있다. 우리의 작은 목소리가 모이고 모여서 보다 나은 의학교육환경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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