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들, 경기도병원회 송년이사회에서 문케어 부작용 폭풍 질타 영상검사 폭증·의사 인건비 급등 등 지적…김헌주 정책관 "재정 더 투입"
‘영상검사 폭증과 의료질 평가 지원금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의사 인건비 증가.’
경기도병원회(회장 정영진) 주최로 26일 라마다플라자 수원호텔에서 열린 송년 이사회에서 보건복지부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에게 쏟아진 병원장들의 질책들이다.
이날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정책 추진 방향' 특강을 통해 현 의료체계 한계과 장점을 설명하면서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지속 추진과 보건의료 인력 대책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등 그동안 추진 정책을 설명했다.
송년 이사회에는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병원장 40여명이 참석했다.
병원장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문케어를 비롯한 현행 보건의료 정책의 문제점을 쏟아냈다.
A 대학병원 원장은 "의료질 평가를 상대평가로 하고 있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지원금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메르스 사태 이후 강제화 된 음압병상의 실제 가동률은 30%에 불과하고 낮은 수가로 병원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 대학병원 원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대책 대부분 상급종합병원 중심이다. 지역거점병원과 종합병원 역할이 미비하다.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 특성에 따라 개원가와 종합병원 중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도 없다"고 땜질식 단기대책에 급급한 복지부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합병원에게 경증환자를 적게 보라고 하는데, 환자의 질환 코드를 변경하는 게 현실이다. 제도적 정책적 보완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복지부 김헌주 정책관은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은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중증과 경증 질환분류도 보완할 분야다. 한걸음 더 나아가 경증과 중증질환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며 의료계 지적에 공감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명칭 변경(중증종합병원)을 대책에 포함한 것은 환자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쉽지 않은 과제이나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성에는 의료단체도 환자단체도 공감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피력했다.
C 대학병원 원장은 "복지부와 수차례 간담회를 했지만 문제 제기를 해도 메아리에 불과했다"고 지적하고 "영상검사 보장성 강화 이후 CT와 MRI 검사와 판독이 폭증하고 있다. 대학병원도 그렇게 많이 검사하고 싶지 않지만 환자들의 요구로 영상검사를 해주지 않으면 정 맞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그는 "검사 폭증으로 대학병원조차 영상검사 판독을 외주업체에 주고 있다. 법무팀은 외주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등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고 "진정한 보장성 강화는 의사가 적절한 검사를 요구하고, 환자들이 수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만병원들은 신생아실 입원실 미인정과 저수가를 강하게 제기했다.
D 분만병원 원장은 "신생아실을 입원실로 인정 안되고 있고, 신생아실 입원료는 일반 병상의 절반 수준이다. 간호등급 지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신생아 치료에 손(인력)이 더 가는데 왜 어른 치료보다 수가는 낮느냐. 인건비조차 안 된다"고 비판했다.
E 분만병원 원장은 "정부가 보장성 강화라는 명목으로 의료비와 의료 질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적은 예산으로 모두 얻으려는 정책이 문제"라고 질책했다.
그는 특히 "수가보다 의료제도가 더욱 심각하다. 의료인 이중처벌 등 현 의료제도는 강제성을 지닌 사회주의를 넘어 전제주의로 생각된다"며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억압하는 정책이 아닌 의료현장을 반영한 융통성 있는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헌주 정책관은 "제기한 지적에 공감한다. 수가는 제 담당업무가 아니라 답변 드리기 어렵다. 두 마리 토끼라고 표현했는데 정책하는 정부 입장에서 한 가지 정책으로 2~3가지 모두 잡아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더 투입할 것"이라며 의료계 협조를 구했다.
비판과 질책이 지속되자 정영진 회장이 중재하면서 복지부를 향해 뼈 있는 비판을 했다.
정영진 회장은 "보장성 강화 대책 이후 의사 인건비가 올라 병원장들은 감당하기 어렵다. 수가보다 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의료기관 규제 정책은 심화되고, 대학병원 인건비가 오르면 지방 중소병원 인건비는 2~3배 더 오른다. 의료정책으로 의사는 대학병원으로 빠져 나가고 신규 의사를 채용하려면 인건비는 올라간다"며 의료현장을 감안한 정책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복지부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료계와 환자 모두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 많은 의견을 달라.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반영 하겠다"며 병원장들의 질책에 겸허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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