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본인부담금 '송금'받거나 추후 지불…문제는 신환 의사회 차원에서 "면밀히 전화상담해야" 대회원 안내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상담‧처방이 이뤄진 첫 날.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거부 입장을 밝히며 강력 반대하고 있지만 정작 코로나19 환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은 적극 활용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메디칼타임즈는 24일 오전 대구‧경북지역 의원에 전화상담 및 처방 현황에 대한 상황을 확인했다.
경상북도 J외과 원장은 오전에만 두 건의 전화처방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단골 환자가 전화로 처방을 문의해 가능하다고 했다"라며 "열은 없고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일주일치 약을 처방했다. 대신 증상이 뭔가 이상하다면 즉각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고 코멘트를 달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방전은 의원 아랫층에 있는 약국으로 안내했다"라며 "본인부담금은 약국에서 받아놓고 추후 정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의협 차원에서 전화처방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경북과 대구의사회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예외로 하기로 협의했다.
실제 경북의사회는 "코로나19 사태가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며 "의료진까지 감염돼 환자를 돌볼 수 없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의사들의 14일간 폐업을 막기 위해 의협과 논의한 결과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시행하기로 했다"라는 내용으로 대회원 안내를 했다.
경북 K내과 원장은 "아직 전화처방까지 하지 않았지만 문의는 오고 있다"라며 "어차피 단골 환자들이 전화처방을 문의할테니까 본인부담금은 다음에 올 때 달라거나 송금해 달라고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환은 본인부담금을 나중에라도 지불해주면 좋겠지만 난감하다. 추후 손실보상 논의를 통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북의사회 장유석 회장은 "원격진료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의협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간다"라면서도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대구경북 분위기는 훨씬 심각하다. 전화상담 및 처방은 시민도, 의료진도 모두 보호받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의사회도 특정내역(JX999)란에 사유만 적어서 전화처방이 가능하다고 대회원 안내를 한 상황이다.
대구 D내과 원장은 "만성질환자면서 장기처방 환자에게만 전화처방을 할 것이라고 자체적으로 원칙을 세웠다"라며 "기침하면서 열이나는 환자는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보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구 S외과 원장도 "전화처방 문의를 많이 받고는 있지만 전화로 환자 안전을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전화 온 사람이 환자 본인인지 알 수도 없다"라며 "계속 보던 환자들은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지만 모르는 환자, 즉 신환에게 전화처방은 안된다"라고 밝혔다.
대구‧경북 지역이 한시적 전화처방에 나서면서 처방 코드부터 처방 대상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구체적인 청구방법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24일 중 공개할 예정이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 환자가 맞는데 전화처방 했다가 놓치면 어떻하나, 걸릴 때 걸리더라도 환자를 직접 보는 게 맞다는 의견과 퍼뜨리는 게 더 문제라는 의견이 의사들 사이에서도 나눠지고 있다"라며 "전화상담을 하더라도 면밀히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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