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장비에 의존했던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 변화 분당서울대 등 공동연구팀의 성과…임상도 성공적
국내 연구진이 중증환자 치료장비인 에크모(ECMO)개발에 성공, 더이상 값비싼 수입 장비에 의존하지 않을수 있게됐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을 주축으로 서울의대,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에크모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 10월 최종적으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해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2020년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전상훈 교수팀은 "현재 환자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의 개발과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
특히 연구팀은 이번 개발은 전체 ECMO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한 기기가 국내 개발품으로 구성됨에 따라 약 70% 정도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향후 산화기의 국산화 개발에 대한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 95% 정도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ECMO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며 "향후 정부 연구비 지원도 성공여부를 떠나서 도적적인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무총괄을 맡았던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재 교수 역시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ECMO가 중증호흡부전 환자에서 중요한 치료수단이 되었던 만큼,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및 앞으로 다가올 보건의료위기상황에서도 ECMO의 국산화는 그 가치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ECMO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국내 병원에서 임상 치료에 적용하는 사례를 늘려가는 한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중 '미래융합 의료기기개발'분야의 '스마트 올인원 심폐순환보조장치 개발'과제로 분당서울대병원 주도하에 지난 2014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5년간 50여억 원의 정부출연금 지원으로 진행했다.
이번 과제는 연구책임자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를 중심으로 실무총괄에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 세부과제 책임자 서울대학교 김희찬 교수, 서강대학교 허남건 교수, 서울아산병원 황창모 교수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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