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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전선 지키던 보건소 의사들 떠난다

발행날짜: 2020-07-18 05:45:58

관악구·강동구 보건소 각각 2명 사직…빈자리 공백 우려
코로나19 장기화에 선별진료소 업무강도·심리적 부담 커

#1. 최근 서울시 관악구보건소 의사 2명이 그만뒀다. 총 6명이 전부인 보건소 시스템에서 의사 2명은 1/3로 전력 손실이 큰 상태다.

#2. 서울시 강동구보건소 또한 의사 2명이 사직했다. 1명은 서울시 역학조사관으로 이동하면서 그만뒀지만 해당 보건소 입장에선 당장 방역 활동에 과부하가 걸렸다.

최근 2차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최전선을 지키고 있던 보건소 의사들이 자리를 떠나고 있다.

관악구와 강동구보건소 각각 2명씩 사직함에 따라 채용공고를 내고 모집에 나섰지만 아직 빈자리를 채우지 못해 2차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관악구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사인력 공백에 따른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공의료분야 관계자들은 최근의 현상을 두고 팬데믹 상황에서는 차마 그만둘 수 없어 버텨왔던 의료진들이 소강기에 접어들면서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봤다.

평상시라면 보건소 임기제로 근무하던 의사들은 계약연장을 통해 근무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시국에선 계약만료 요청하며 떠나고 있다는 게 일선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강도 업무에 수개월 이어져온 긴장감을 버티기 힘들다는 게 최전선을 떠나는 의사들의 속사정이다.

코로나19 대응 5개월…지칠대로 지쳤다

일선 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 직후인 2월 부터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한지 5개월이 훌쩍 지나면서 번아웃 상태.

게다가 선별진료소 운영과 별개로 보건보 기존 업무인 건강증진, 방문보건 사업도 접을 수 없어 유지하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실시하는 정부 합동평가는 예정대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 업무는 유지하면서 코로나 방역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과부하 상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서울시 보건소는 공중보건의사를 배치하는 지방 보건지소와 달리 진료의사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대체가 불가능한 인력. 그래서 누적 피로감이 높다.

최근 2명의 의사가 사직한 관악구보건소의 경우 최근 지역내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 내원 환자 수는 약 100~200명 수준.

선별진료소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도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풀가동 중이다.

특히 방역 전담자는 1차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평일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의 보건소 관계자는 "고령의 의사인 경우에는 본인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터라 근무에 불안감이 더 크다"면서 "단순히 육체적인 피로감 이외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보건소 의사 이탈 현상 확산 우려…인력 재배치 '시급'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악구, 강동구보건소 이외에서도 코로나19 최전선을 지키는 의사들의 사직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쯤되자 일선 보건소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장기화 국면에 맞는 인력배치 전략을 짜야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정예부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버티다 무너지면 공백이 발생하는 시스템에서 팀 체제로 전환해 번아웃을 최소화하고 효율화를 꾀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세종시보건소는 감염병 관리를 총괄해온 감염계 직원들의 번아웃을 고려해 읍·면·동 주민공공자치 맞춤형 복지업무로 파견 보냈던 간호직 8명을 보건소로 불러들여 코로나 대응 전담팀을 꾸렸다.

지난 5개월간 달려온 감염계 직원들의 숨통을 틔워준 셈. 하지만 이 또한 장기화 될 경우 읍·면·동 지역 공공의료복지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보건소에 추가 인력이 필요한 셈이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전 사무관을 지낸 세종시보건소 권근용 소장은 "이번 기회에 보건소 정원을 늘리는 것을 고민해야한다"며 "특히 서울지역 보건소의 경우 진료의사만으로 신종 감염병 대응을 하는 것은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지방은 공보의 인력이라도 있지만, 서울지역은 진료의사에만 의존해 있다보니 번아웃 상태가 더 극심하다는 게 그의 설명.

권 소장은 해법으로 농특법(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명시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의 업무 범위를 현재 의료취약지로 국한했던 것을 '감염병 공중보건 위기 대응'도 포함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무의촌이 많았던 60~70년대는 의료사각지대가 많았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불필요한 지소에 공보의 배치를 지양하고 대신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 평상시에도 공보의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얼마 전 복지부가 추경을 마련, 보건소에 한시적으로 비정규직 4명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 것도 일손을 덜기 위함이었다"라며 "다만 당시 추경 인건비는 의사에 대한 부분은 아니어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단 함께 일할 동료가 더 필요하고 과중한 업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알겠다"며 "하지만 보건소 의사직의 정원이나 보수 등을 행정안전부에서 결정하다보니 복지부에서는 예산 편성 이외 대책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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