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심평원 의료장비 관리체계 구체화 주문 "현재도 내시경‧생검장비 1700여대 장비 정보 확인 안 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하고 있는 의료기관 의료장비 일제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장비현황을 신고할 때 기재하는 사항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료장비의 정보 누락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상 의료기관은 사용하는 장비를 새로 등록하거나 변경할 경우 심평원에 장비의 정보 등을 기재해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신규 신고의 경우 요양급여비용을 최초로 청구할 때, 변경 신고의 경우 변경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신고하면 된다.
하지만 ‘의료장비 현황(변경) 신고서’를 보면 장비번호와 장비명이 기본사항으로 정해져 있고, 허가(신고)번호, 제품명, 제조연월, 특수의료장비 고유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모든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신고를 해도 심평원 접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2020년 8월 기준 신고된 의료장비는 총 95만 5007대이다.
심평원은 진료비 심사와 평가에 필요한 총 193종 292품목의 의료장비를 신고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 중 제조연월 정보가 누락된 장비는 17만 4926대로 전체의 18.3%에 이른다. 식약처 허가(신고)번호가 누락된 장비도 4만 3110대(4.5%)나 된다.
제조번호 미상장비, 제조회사 미상장비도 각각 14만 5643대, 2만 5650대였다. 장비의 노후도를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비 추적·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올해 8월 기준 신고된 특수의료장비는 총 7148대(전산화단층촬영장치(이하 CT) 2080대, 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 1730대, 유방촬영용장치(이하 MAMMO) 3338대인데, 이 중 CT 59대, MAMMO 24대는 고유번호가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심평원은 2002년 '요양급여 장비의 적정기준' 제정 이전에는 장비종류별 보유대수만 관리했고, 중고장비로 유통 또는 기관 간 양수양도가 이뤄지는 경우 업체의 도산 등으로 허가번호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장비의 상세내역 파악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
실제로 심평원은 지난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내시경 및 생검장비 22종 2만 2072대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했다. 등록된 의료장비 현황과 실제 보유하고 있는 현황 간의 불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불일치할 경우 의료기관이 자체 변경 신고를 하도록 유도하자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
그 결과, 폐기 등의 이유로 의료기관에서 실제로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장비가 신고되면서 전체 장비수가 2만 2072대에서 2만 1343대로 3.3% 감소했다. 또한 제조연도 등 정보가 누락됐던 의료장비에 대한 변경신고가 접수되면서 정보 미상장비가 5149대에서 1729대로 66.4% 감소했다. 일제점검에도 불구하고 내시경 및 생검장비 중 1729대는 장비정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곧 일제점검 전까지 요양기관에서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장비와 장비의 누락 정보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인 의원은 "현재 의료장비의 경우 마땅한 피해구제 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아 의료장비 정보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요양기관 의료장비 전체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해 누락된 장비정보를 줄여야 한다. 또한 최소한 제조연월, 허가번호, 고유번호 등 정보가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의료장비 신고·관리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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