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안전한 진통제로 여겨졌던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 심혈관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이유로 고혈압 환자에게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처방 패턴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7일 미국심장학회지(Circulation)에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세계 첫 무작위 이중 맹검 대조군 임상시험 결과가 게재됐다(doi.org/10.1161/CIRCULATIONAHA.121.056015).
지금까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종종 혈압 상승을 불러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혈압 환자나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게 대안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해 온 것이 사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관찰 연구에서 아세트아미노펜 또한 심혈관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들이 나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과연 정말로 안전한 것인지 의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
에든버러 의과대학 제임스(James Dear) 교수 등이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찰 연구에서 발견된 의문점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고혈압 병력이 있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하루 4회 1g의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한 그룹과 위약을 준 그룹으로 나눠 이중 맹검 대조군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종료점은 과연 평균 주간 수축기 혈압에 차이가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평균 수축기 혈압이 최대 136.5mmHg로 위약군 132.5mmHg보다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완기 혈압도 마찬가지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은 그룹은 최대 92.1mmHg로 위약군 80.9mmHg에 비해 높았다.
통계적으로 이를 분석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경우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의 위험이 약 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아세트아미노펜이 다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와 차이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가장 위험 요소인 혈압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대적으로 무해해 보일 수 있는 약물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할 경우 이점과 위험을 면밀하게 저울질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처방에 앞서 의사는 이를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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