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급여 확대가 임상 현장에서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엔 환자 치료 효과 상승 결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과 일산병원은 15일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 온라인 학술대회를 열고 췌장암 항암제 및 경구용 항응고제 NOAC(New Oral Anti Coagulant) 급여화가 환자 치료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췌장암 항암제 급여확대, 환자 생존율 높였다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 교수는 췌장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 급여 확대에 따른 처방 경향 및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박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췌장암 환자 7만8920명의 치료법, 생존율 등을 분석했다. 췌장암 치료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나눠진다.
췌장암의 수술 전 항암치료 건수는 2017년부터 젬사이타빈(Gemcitabine)이 급여화가 되면서 항암제 사용이 급증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서 항암제 급여 확대는 임상현장의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중 항암제 치료를 받았던 환자는 2006년 840명에서 2019년 2694명으로 약 13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 10월 젬사이타빈과 함께 쓰는 엘로티닙까지 급여가 되면서 한차례 급증,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젬사이타빈과 nab-파클리탁셀 조합, 폴피리녹스(FOLFIRINOX) 조합까지 급여화 되면서 항암제 치료가 눈에띄게 늘었다.
항암제가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환자 생존율도 증가했다. 지난 14년 동안 전체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5.5개월에서 9.9개월로 4.4개월 향상됐다. 특히 nab-파클리탁셀 조합, 폴피리녹스(FOLFIRINOX) 조합 급여화가 이뤄진 시점 환자 생존율 그래프 기울기는 더 급격해졌다.
박 교수는 "급여 확대된 항암제 사용은 치료받은 환자의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졌다"라며 "두 약제가 생존율에 미친 영향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폴피리녹스는 보다 젊은 환자에게 쓰고 있고, 각각의 약을 쓰는 췌장암 병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췌장암은 효과적 치료가 없어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새로운 약제의 급여화로 많은 환자에게 바로 적용되고, 환자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췌장암 항암제도 미국과 일본보다 급여가 늦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분야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급여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NOAC 급여화, 심방세동 환자 뇌경색 위험 줄였다
일산병원 신경과 서권덕 교수는 2015년 7월 NOAC 급여화 이후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병 위험 등에 대한 빅데이터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심방세동 유병률은 약 1.6% 수준으로 80세 이상에서는 8.2%에 달한다. 뇌경색 발병 위험 요인 중 가장 큰 위험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 발병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쓰고 있다.
과거에는 와파린을 사용했지만 2014년 진료지침으로 NOAC(New Oral Anticoagulants, 노악) 사용이 권고되면서 주로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7월 급여 적용이 이뤄졌다.
서 교수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 급여 적용 이후 뇌경색 발병 및 출혈성 부작용 위험이 줄었다. 또 NOAC 복용 환자에게 뇌경색이 발병하더라도 중증도가 비교적 높지 않았다. 뇌출혈, 소화기계 출혈 비율도 NOAC 복용 환자가 더 낮았다.
서 교수는 "와파린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타겟 INR 수치를 2~3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라며 "수치 도달을 위해 매번 피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환자들이 약을 더 잘 안 먹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복약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약이 급여화되면서 훨씬 더 많은 환자가 항응고약을 쉽게 복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환자 예후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고 앞으로 심방세동 환자의 새로운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을 때 급여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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