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가 119 구급차를 탄 채로 이 병원 저 병원을 돌다가 심정지 혹은 호흡정지를 겪은 사례가 올해 19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행정안전위원회가 119법(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와중에 이 같은 문제까지 제기돼 향후 법안 논의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119구급차가 현장에 출동한 시간은 10분 이내가 가장 많았지만 응급환자가 치료 가능한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60분 이내로 꽤 긴 시간을 '뺑뺑이'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병원의 병상 거부로 인한 환자 재이송수는 3505건에 달했다. 이중 198건은 환자가 재이송중 심정지 또는 호흡정지를 겪었다.
최근 5년간 병원의 거부로 재이송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 5183건, 2018년 4636건, 2019년 5840건, 2020년 6782건, 2021년 6771건으로 코로나19 이후 더 증가했다.
심지어 2차례 이상 거부 당한 사례도 2017년 774건, 2018년 701건, 2019년 854건, 2020년 910건, 2021년 989건에 달했다. 올해 7월까지 2차례 이상 병상 거부된 사례는 633건이었다.
환자 거부 이유는 ▲전문의 부재가 1105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병상부족 789건(응급실 521건, 수술실 11건, 중환자실 107건, 입원실 141건) ▲환자·보호자 변심 147건 ▲1차 응급처치 88건 ▲의료장비 고장 54건 ▲주취자 등 45건 등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병원도착 시간. 119구급차가 출동부터 병원도착 시간은 ▲60분 이내가 39.7%로 가장 많았고 ▲60분 초과도 11.1%에 달했다. 이 밖에 ▲25분 이내 15.3% ▲30분 이내 14.2% ▲20분 이내 12.2% ▲15분 이내 6.2% ▲10분 이내 1.3% ▲5분 이내 0.1% 등을 차지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119 구급차가 현장 도착 시간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20분 이내가 2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분 이내 21.7% ▲7분 이내 20.6% ▲5분 이내 10.8% ▲4분 이내 8.9% ▲3분 이내 5.8% ▲2분 이내 4.0% ▲30분 이내 3.7% 순이었다. ▲30분 초과는 2%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결국 응급환자가 구급차에 탄 채로 돌고 있다는 얘기다.
정우택 의원은 "119구급차가 환자를 이송하지만 병원의 거부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119-보건복지부-병원이 연동체계를 마련해 환자를 가능한 가장 적합한 병원에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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