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을 앞둔 산모에게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을 단 한번 경구 투여하는 것만으로 패혈증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패혈증이 산모 사망의 5대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항생제 한알 만으로 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곧바로 임상에 적용해야 할 근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지시각으로 9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는 산모의 패혈증 및 사망을 막기 위한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의 효과에 대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결과가 게재됐다(10.1056/NEJMoa2212111).
아지트로마이신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로서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감염을 치료한다. 특히 다양한 세균에 반응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광범위 항생제로 사용되는 약물.
이로 인해 침습적 행위가 들어가는 제왕절개 산모의 경우 분만 전 아지트로마이신을 투여하는 것이 패혈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보고도 나온 바 있다.
국제 연구 연합인 A-PLUS(Azithromycin Prophylaxis in Labor Use Study)가 자연 분만을 앞둔 산모들을 대상으로 아지트로마이신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 착수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아지트로마이신이 산모의 패혈증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무작위 대조 임상을 통해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2만 9278명의 자연 분만 산모를 무작위로 아지트로마이신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이후 패혈증 및 사망 사건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위약을 투여받은 1만 4637명의 산모 중 2.4%가 패혈증에 걸리거나 6주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아지트로마이신을 투여받은 산모 1만 4526명 중에서는 패혈증에 걸리거나 사망한 사람이 1.6%에 불과했다.
다른 요인을 모두 제외하고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아지트로마이신을 단 한차례 경구 투여하는 것만으로 산모의 패혈증 및 사망 위험을 33%나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아지트로마이신이 광범위 항생제임에도 불구하고 산모에게 미치는 부작용과 이상반응, 태아에게 미치는 반응은 통계적으로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광범위 항생제의 아주 단순한 개입만으로 산모의 패혈증과 사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의미있는 연구"라며 "패혈증이 산모 사망의 5대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시급한 중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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