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 의심 환자에게 장정결제를 투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법정구속까지 됐던 연세의대 정 모 교수에 대해 법원은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28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12월 나온 대법원 판단에 따른 결론이다. 정 교수가 소송에 휘말린지 약 3년만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
정 교수는 X-레이와 CT 검사에서 대장암이 의심된다며 확인을 위해 80대 고령 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을 실시하기로 했다. 당시 내과 레지던트 2년차였던 강 씨는 환자에게 장정결제를 투여했는데, 환자는 하루만에 장기손상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복부 팽만 등이 없다는 등의 임상적 판단만을 이유로 장폐색에 의한 소장 확장이 관찰된다는 내용의 영상의학과 소견을 무시해 사망이라는 결과를 유발했다고 봤다. 정 교수는 1심에서 금고 10개월형을 법정구속까지 겪었다. 2심에서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은 상황을 반전시키는 결론을 내렸다.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것.
대법원은 교수와 전공의 관계에 집중,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다른 의사에게 의료행위를 위임했을 때 위임받은 의사 과실로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위임한 의사에게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봤다.
즉, 정 교수와 전공의는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데, 정 교수가 전공의에게 장 결정제 투여를 지시했고, 투여 당사자는 전공의였다. 여기서 책임을 위임한 정 교수에게 설명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다.
대법원은 "정 교수에게도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려면 부분 장폐색 환자에 대한 장정결 시행의 빈도와 처방 내용의 의학적 난이도를 비롯해 전공의가 내과 2년차 전공의임에도 소화기내과 위장관 부분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미흡했거나 기존 경력에 비춰 적절한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수가 전공의를 지휘, 감독하는 위치에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직접 수행하지 않은 장정결제 처방과 장정결로 발생할 수 잇는 위험성에 관한 설명에 책임이 있다고 단정한 원심은 의사의 의료행위 분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파기환송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은 한 차례의 공판을 거쳐 정 교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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