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에 대한 급여가 확대된지 1년도 안된 시점에 또 다시 추가적인 확대 논의가 시작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급여 확대 논의가 제약사가 아닌 의학계에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질지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15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4년 제8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타그리소에 대한 급여기준 설정 여부를 심의했다.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와 페메트렉시드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 급여 기준 설정 필요성을 논의한 것이다.
다시 말해, 단독요법 급여 확대에 성공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병용요법까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급여 적용을 추진한 셈이다.
해당 근거는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FLAURA2 연구다. 연구 결과,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켰다.
연구자 평가에 따른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5.5개월로, 타그리소 단독요법(16.7개월) 대비 8.8개월 연장됐다. 독립적 중앙 맹검 평가(BICR)에 따른 PFS 중앙값은 29.4개월로 타그리소 단독요법(19.9개월) 보다 길었다.
이를 근거로 암질심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과는 '급여기준 미설정' 판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암질심이 타그리소 급여 확대 논의를 진행된 배경에는 주목해볼만하다.
보통 항암제 급여확대 논의 신청을 '제약사'가 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대한폐암학회가 급여 확대를 신청해 암질심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폐암학회가 먼저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급여 확대를 신청하면서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뒷받침한 형국인 것이다. 그 만큼 임상현장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의 활용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김상위 교수(종양내과)는 "병용요법에 활용된 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이 비교적 환자들이 잘 견뎌내는 약제"라며 "4주기 동안 화학요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힘들 수 있지만, 5주기부터는 페메트렉시드 단독으로 들어간다. FLAURA2 연구 나온 PFS 등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했을 때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1차 치료 선택지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아스트라제네카도 추가 검토를 거쳐 급여확대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가 급여 확대 시 타그리소의 약가인하를 더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급여확대 재도전에 나서지 않을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규정 상에서 의학회가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타그리소 급여 확대 사안이 이 경우"라며 "이전에도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다만, 학회가 급여 확대를 신청하더라도 비용효과성을 확인해야 하기에 제약사의 협조 없이는 논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험분담제가 적용되는 신약은 비용효과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제약사가 급여 신청을 하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며 "이번 사례처럼 학회가 급여확대를 신청하는 것은 이전부터 규정 상 가능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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