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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브 저용량부터 시작...향후 병용 가능성도 주목

발행날짜: 2024-12-04 05:10:00

실제 임상에서 내약성 기반 점진적 용량 증가 제시
위고비 가격‧주사제에 기존 약물 병용 가능성도 관심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현재 사용되는 약물과 또 나아가 이후 이어질 임상 현장의 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물론 기존에 사용하던 약물을 활용한 다양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깊어지는 것.

최근 내한한 앨버타대학교 아랴 M. 샤르마 교수는 비만학회 등 국내 의료진과 만나 위고비 출시 이후의 변화와 기존 콘트라브 등 약물의 활용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비만치료제에 대한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아랴 교수는 비만치료제와 관련한 주요 가이드라인과 Acosta가 제안한 페노타입, 또 이미 국내에서 활용 중인 콘트라브의 활용 사례 등을 공유했다.

아랴 교수는 "2020년 당시 캐나다에서 허가된 비만 치료제는 리라글루타이드, 날트렉손/부프로피온(Contrave), 올리스타트였으나 최근에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가 추가돼 약물 선택이 넓어졌다"며 "다만 펜터민은 단기 사용, 심혈관 위험, 남용 가능성 등의 문제로 인해 허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약물 선택은 환자의 경제적 접근성에 달려 있으며, 만약 환자가 약물 비용을 부담할 수 없거나 보험이 없다면 약물 선택에 제약이 따른다"면서도 "약물 선택의 주요 고려사항은 금기사항과 환자 선호도로, 예를 들어, 리라글루타이드는 주사제로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주사를 싫어하는 환자에게는 경구 약물을 권할 수 있고, 경구 약물을 불편해하는 환자에게는 주사제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택한 약물을 투여한 후 3개월에서 6개월 후에 환자가 잘 반응하는지 평가해 필요에 따라 약물을 추가하거나 교체하거나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아랴 교수는 페노타이핑(Phenotyping) 접근은 환자의 에너지 대사와 세 가지 경로(Homeostatic system, Hedonic system, 대사 경로)에 기반해 비만을 유형화하고, 각 유형에 맞는 약물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고 소개했다.

Andres Acosta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네 가지 주요 페노타입(Phenotype)이 있으며, 각 페노타입에 적합한 약물이 있다.

페노타입의 경우 △포만감 페노타입(satiation phenotype), △식욕 지속 페노타입(satiety phenotype), △감정적 페노타입(emotional phenotype), △저에너지 소비 페노타입(low energy expenditure)이 존재한다.

이에 포만감 부족이 주된 문제인 환자에게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Phentermine/Topiramate)가 적합할 수 있고, 정서적 섭식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날트렉손/부프로피온(Naltrexone/Bupropion)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

아랴 교수.

아울러 아랴 교수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콘트라브 활용 등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랴 교수는 "캐나다에서는 BMI 30 kg/m2 이상에서만 약물이 승인되었지만, 합병증이 있는 경우 BMI 25 kg/m2에서도 약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며 "우리는 EOSS(Edmonton Obesity Staging System)를 사용해 비만의 심각도를 평가하며, 같은 BMI를 가진 환자라도 건강 상태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EOSS는 환자의 합병증 여부에 따라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며, 단순히 체중이 높다고 해서 더 심각한 상태가 아님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아랴 교수는 또 "콘트라브는 특히 정서적 섭식을 겪는 환자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적합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우울증 점수가 높은 환자에게 적합하며, 또한 흡연을 중단하고자 하는 환자에게도 유용할 수 있는데, 이는 흡연은 포만감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자리에서는 해외 임상 현장에서의 비만치료에 대한 논의와 함께 국내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이어진 좌담회는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양대구리병원 내분비내과 홍상모 교수, 조선대병원 내분비내과 류영상 교수,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가 참여했다.

좌담회에 앞서 공유된 콘트라브의 PMS 데이터 결과에서는 용량 조절의 이점과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도 전해졌다.

(좌측부터) 좌담회에 참석해 최신 지견을 나눈 홍상모 교수, 류영상 교수, 정창희 교수, 박철영 교수.

류영상 교수는 "체질량지수(BMI) 30 kg/m2 이상이거나 BMI 27 kg/m2 이상이면서 심혈관 위험 요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과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포함된 이번 연구에는 이전에 콘트라브를 복용한 경험이 없는 비만인들이 참여했다"며 "다만 안전성 분석에 600명이 포함됐고 효능 분석은 3개월 이상 콘트라브를 처방받은 300명에 대해 수행됐다"고 소개했다.

류 교수는 또 "결과를 보면 2정 복용군과 4정 복용군 간 체중 감소 효과는 평균 6%와 7%로 비슷한 결과를 보였고 6개월 후 체중 변화율도 각각 9%, 8%로 큰 차이가 없었다"며 "대부분의 연구와 제품 설명서에서는 매주 용량을 증가시켜 4T로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가 2정 복용만으로도 충분히 체중을 잘 관리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환자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랴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처음에 낮은 용량(0.25 mg)으로 시작해 환자가 계속 체중을 줄일 수 있으면 그 용량을 유지하고, 체중 감소가 멈추면 그때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며 "연구에서는 매 4주마다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권장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가 체중을 잘 줄이고 있다면 굳이 용량을 증가시킬 필요가 없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용량을 개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즉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환자의 내약성과 효능에 맞춰 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이 더 일반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콘트라브도 환자가 2정 복용으로 체중을 충분히 감소시키고 있다면 굳이 4정으로 증가시킬 필요가 없으며, 5% 정도만 감량하고 더 이상 감소하지 않는다면 용량을 한 단계 증가시켜볼 수 있다는 것.

이에 이날 설명된 페노타입을 활용한 치료법과 함께, 중복된 표현형을 가진 환자에 대한 병용요법 활용 가능성 등에 관심이 쏠렸다.

우선 정창희 교수는 "많은 환자에서 표현형이 중복되어 나타나는데, 환자에 따라 여러 표현형을 가지고 있는 경우 단일한 항비만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류영상 교수 역시 "체중 감량을 위한 표현형 접근법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만, 각 국가별 약물 허가 차이로 인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은 어떻게 진행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여기에 아랴 교수는 "캐나다에서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약물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형식적인 표현형 접근법을 따르기는 어렵다"며 "현실적으로는 한 가지 약물로 시작한 후, 환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반응이 좋으면 계속 사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약물로 전환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창희 교수는 이전 세대 항비만 약물 시대에나 표현형 접근법이 적합할 것 같고, 현재 세대 약물은 이러한 표현형 접근법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새로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랴 교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새로운 약물들은 이미 다양한 작용 기전을 결합한 형태로 나왔기 때문에 표현형에 대한 논의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신약들이 고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기존 콘트라브의 경우 경구제제로, 세마글루타이드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양대구리병원 홍상모 교수는 "한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KSSO(대한비만학회)에서 병용요법을 권장하지 않지만 단일 약제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만 치료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아랴 교수는 "현재 병용요법이 인기가 없는 주된 이유는 비용 때문"이라면서도 "몇몇 환자에게 리라글루타이드와 콘트라브를 병용한 적이 있는데 잘 적용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병용치료에 대한 발표된 데이터는 없지만, 약리학적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아마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병용의 장점은 개별성분의 용량을 낮출 수 있어 가격도 낮출 수 있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향후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기존 비만치료제의 병용 가능성 등도 논의됐다.

실제로 고혈압 등에서는 병용요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비만 치료에서도 어떤 약물을 어떻게 조합할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랴 교수는 또 "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여중에도 주사 요법을 중단하고 싶어하는 환자나 비용 문제로 인해 다른 약물로 전환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콘트라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정서적 섭식을 하는 환자들에게는 적합할 수 있어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중단한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려는 환자에게 적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한 후 주사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에 비용이 더 저렴하고 주사가 필요 없는 콘트라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 별로 하루 2정 복용이 충분할 수도 있지만 실제 사용은 경험을 통해 알아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박철영 교수는 한국인의 PMS 연구를 바탕으로 한 콘트라브의 논문 게재를 언급하며 "콘트라브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며, 약제를 국내에 도입할 때 허가 임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땅한 자료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시판 후 조사 연구를 정리한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실사용 증거 자료이며, 이 자료를 통해 보이는 결과를 요약하면, 콘트라브의 약제 순응도가 높지 않으며 처음 사용할 때 충분한 부작용 설명이 필요하고, 부작용에 대한 초기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하루 2T 정도 복용으로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점 등 분석을 통해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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