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 확대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도 다양한 조합의 약제를 내놓으며 이같은 흐름에 따라가는 상황.
그런만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떤 약제를 조합해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 업계에서는 그동안 다소 저평가 돼 있던 TZD를 활용한 복합제 등을 내놓으며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를 만나 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 확대에 따른 약제 선택과 관련한 임상 현장에서의 사례 등을 들어봤다.
우선 이승환 교수는 "최근 다양한 복합제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성분들은 임상 현장에서 쓰이고 있었던 만큼 전혀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병용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약제간의 장단점을 고려해서 적합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또 "TZD는 여러 가지 당뇨병 약제들 중에 혈당 강하 효과가 비교적 높은 약제로 잘 알려져 있다"며 "사람마다 이제 반응하는 정도는 다르긴 한데 그냥 평균적인 혈당 강하 효과로 봤을 때는 DPP-4i 보다는 TZD가 조금 더 강하다는 분석은 나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전 상으로 봤을 때도 TZD 같은 경우는 주로 조금 더 비만한 환자들,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환자들에게 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DPP-4i는 반대로 서양인보다 한국인, 동양인한테 조금 더 적합한 약제로 인식돼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은 그렇게 심하지 않으면서 베타 세포 기능이 좀 떨어져 있는 그런 환자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TZD는 부종과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처방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SGLT-2i와 TZD를 병용하면 부작용을 상쇄시킬 수 있다"며 "추가적으로 TZD를 먼저 쓰다가 SGLT-2i를 추가하면 체중 감소 효과로 TZD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어 최근에 상당히 많이 쓰이는 조합" 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교수가 최근 경험한 환자의 경우 BMI 27에서 28정도의 40대 중반 남성 환자에서 좋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해당 환자는 앞서 메트포르민과 DPP-4i와 SGLT-2i를 쓰고 있었으나 당화혈색소 7.4%에서 7.5%정도였고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간이 동반돼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메트포르민과 SGLT-2i, TZD 조합으로 처방을 바꾼 이후 당화혈색소는 6.8% 정도까지 내려왔고, 간 효소 수치도 정상에서 2배에서 3배 정도에서 정상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 교수는 "이런 환자들이 대표적인 효과를 보는 케이스로 비만하고 젊은 친구들이 간 수치가 높은 부분이 많다"며 "실제로 지방간이 당뇨병 환자 중 70% 정도는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은 편인 만큼 혈당을 낮추면서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합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런 환자군에게 효과가 좋다고 모든 환자에게 좋다고 볼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식후 혈당이 많이 올라가고,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어 베타세포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의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즉 당뇨병 치료의 경우 SGLT-2i와 TZD를 포함한 3제요법 등 각 환자의 특성에 맞춰 적절한 조합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교수는 "사실 식후혈당이 도미넌트하게 높거나 3제를 사용하고 있음에 당화혈색소가 8.5% 이상이면 경구용 약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3제를 쓰는데 당화혈색소 7.5% 정도, 그래서 한 0.5% 더 떨어뜨리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는 앞서 이야기한 특성을 가진 환자들이 주로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각 약제마다 적합한 환자군이 있는 만큼 젊고 비만한 당뇨병 환자에게 SGLT-2i와 TZD의 조합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는 것.
그는 "고령의 당뇨병 유병기간이 긴 환자에게는 심부전 리스크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유병기간이 짧고 젊고 비만한 당뇨병 환자들이 주 된 타겟이 되지 않을까 보는 것"이라며 "또 TZD의 또 하나의 특징이 오랫동안 지속성이 있다는 점이라서 오히려 젊고 비만한 환자의 초기에 선택할 수 있는 조합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교수는 "우선 DPP-4i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의 안전성 보여준 약제이고, SGLT-2i의 경우 이득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약제"라며 "TZD도 연구를 보면 뇌졸중 2차 예방 효과와 신장 보호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SGLT-2i와 TZD는 혈당 강하 효과 역시 평균 이상이라는 점에서 혈당 조절의 측면이나 합병증 측면에서 다방면에 장점이 있는 약제"라며 "이에 금기가 되는 환자들에게만 조심해서 쓰면 충분히 확대가 가능한 하나의 좋은 옵션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TZD의 경우 좋은 약제지만 심혈관 질환이 늘어난다는 오해로 인해 사장이 됐고 오랜 기간 공백이 있다 보니까 일부 꺼려하는 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환자에 따라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아, 극과 극으로 갈리는 성분"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국 TZD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사항들은 사실 SGLT-2i로 상쇄가 되는 만큼 2제보다는 3제로 사용할 때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라며 "또 젊고 비만한 환자에 대해서 장기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초기 옵션으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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